시즌 내내 중·하위권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SK가 운명의 일주일을 맞이한다. 추락이냐, 반격이냐는 이 일주일 사이에 모두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SK는 7일 현재 38승45패1무(.458)의 성적으로 7위에 처져 있다. ‘반격’이라는 키워드로 후반기를 힘차게 열어젖혔지만 오히려 성적은 전반기보다 더 떨어졌다. SK는 후반기 10경기에서 4승6패를 기록, 또 2경기를 까먹었다. 7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문학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싹쓸이 패배의 굴욕을 당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4위 넥센과의 승차는 7.5경기다. 보통 한 달에 3경기를 만회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제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때가 된 셈이다. 더 이상 처지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가을을 집에서 보내야 할 SK다. 때문에 8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6연전 일정에 SK의 사활이 걸렸다는 관측은 무리가 아니다. 매 경기가 중요한 SK의 사정, 그리고 자신들보다 위에 있는 팀들과의 대전이라는 측면에서 그렇다.

SK는 8일부터 9일까지 목동에서 4위 넥센과 맞붙는다. 그 후 주말에는 홈으로 돌아와 롯데와 2연전을, 그리고 13일부터 14일까지는 KIA를 홈으로 불러 들여 2연전을 가진다. 공교롭게도 현 시점에서 4위부터 6위까지의 팀들과 차례로 만나는 것이다.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자신보다 위에 있는 팀들을 잡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의 일주일은 SK에 기회이자 위기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났다. SK는 지난주 팽팽한 접전이 계속된 탓에 불펜 소모가 컸다. 3일 문학 두산전에서는 4-4로 맞선 상황에서 필승조를 내지 못했다. 혹사 논란까지 일으킨 진해수 박정배 박희수의 연투 부담에 발목이 잡혔고 윤길현의 부상이라는 악재도 있었다. 결국 김현수에게 결승 투런을 얻어맞고 졌다.
하지만 이만수 SK 감독은 1패와 필승조들의 휴식 하루를 맞바꾸는 강수를 뒀다. 5일 휴식일에 이어 6일 청주 한화전이 우천으로 취소됨에 따라 3일을 내리 쉰 필승조는 7일 청주 한화전에서도 팀이 7-1의 여유 있는 승리를 거둬 또 하루를 쉬었다. 체력은 충분히 충전이 된 상황이다. 적절한 선수 기용만 이뤄진다면 일주일을 버틸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선발 로테이션도 좋다. 로테이션상으로 넥센전에는 김광현과 크리스 세든이, 롯데전에는 윤희상과 조조 레이예스가 투입될 전망이다. 1~4선발을 모두 낼 수 있다. KIA전을 마치면 이틀의 휴식일이 있다는 점도 생각할 법하다. 총력전을 벌일 수 있다. 상대전적도 나쁘지 않았다. 넥센에는 7승4패, 롯데에는 5승6패를 했다. KIA에 3승6패로 열세였다는 점은 걸리지만 KIA도 최근 상황은 그렇게 정상적이지 못하다.
수도권에서 6연전을 벌인다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 이동거리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어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만약 이 6연전에서 ‘유의미한’ 반격을 이뤄낼 경우 SK는 15일과 16일을 쉬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5할 승부 아래 등 그 반대의 경우라면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 건너간다. 이런저런 이야기에 팀 전체가 표류할 가능성도 꽤 높다. 운명의 일주일, SK가 어떤 결과를 얻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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