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제 밸런스를 찾은 것 같아요. 오히려 2009년보다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후반기 14경기서 4할7리의 맹타.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지만 제 균형을 잡고 자기 스윙을 하고 있는 만큼 방망이가 뜨거워졌다. ‘타격 기계’ 김현수(25, 두산 베어스)가 제 밸런스 감을 찾은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현수는 지난 7일 잠실 넥센전에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1회 선제타와 2회 우중월 투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김현수는 시즌 12호 홈런과 함께 6년 연속 한 시즌 100안타 이상의 기록을 세웠다. 올 시즌 김현수는 87경기 3할2푼4리 12홈런 71타점으로 중심타자다운 면모를 제대로 비추고 있다.

‘시즌 내 통산 1000안타(잔여 39경기 51안타 이상) 달성도 가능할 것 같다’라는 이야기에 “기록은 신경쓰지 않는다. 지금 감을 잘 유지한다면 기록이야 따라올 것”이라고 밝힌 김현수. 후반기 들어 김현수는 제 힘에 알맞은 배트를 쥐고 스윙 시 원심력까지 확실히 보완하며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6월27일 광주 KIA전서 3할1리로 3할 타율에 재진입한 뒤 김현수의 타율은 크게 내려가지 않고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금까지 김현수의 커리어하이 시즌은 바로 2009년. 2008년 약관의 나이로 3할5푼7리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최연소 타격왕이 되었던 김현수는 이듬해 타율은 그대로 두고 23홈런 104타점으로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까지 확실히 끌어올렸다. 팬들의 기대치도 ‘김현수가 조만간 4할 타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쩍 높아졌던 시기다.
“오히려 밸런스는 그 때보다 더 좋아진 것 같아요. 그 때는 밸런스를 잃으면 제 스스로 찾지 못해서 컨택에 의존하거나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스윙 시 힙턴도 좋아졌고 밸런스가 흐트러졌을 때 제가 어떻게 찾아야 하는 지 요령도 알게 된 것 같고. 4년 전보다 지금이 더 낫다고 봅니다”.
시즌 초반 당한 발목 부상 여파가 확실히 가시지 않은 상태. 그러나 현재 두산에서는 김현수가 부상으로 결장했을 때 그 위력을 고스란히 대체할 대역이 없다. 그래서 팀은 부득이한 상황이 아닌 이상 김현수를 1루수로도 이동 배치하며 타선에서 웬만하면 빼지 않으려 했다. 대역이 없는 만큼 김현수는 경기 전 부상 부위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폭염과 부상 부위 관리 속 맹타를 터뜨리고 있는 김현수는 ‘제 밸런스를 찾았다’라며 바쁜 가운데서도 기뻐했다. 그래서 두산은 김현수의 대역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느낌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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