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간판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이 폐지설에 휘말렸다. KBS 측은 즉각 "논의된 적 조차 없다"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매회 새로운 기획을 준비하고 있는 제작진 입장에서는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을 개편을 앞두고 6년 넘게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1박2일'에서 제기된 폐지설은 특히 지난 봄 개편 당시 '해피선데이'에서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리를 지켰던 '남자의 자격'이 한 순간에 폐지돼 씁쓸한 뒷맛을 남겼던 것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충격으로 다가온다.
현재 '1박2일'은 시청률이 전성기 시절 40%대를 넘나들던 것과의 비교가 무색할 정도로 1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경쟁 프로그램에 밀려 2위 다툼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1박2일'은 재도약을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며 가능성을 저버리지 않고 있는 상태다.

특히 지난 3월 봄개편을 전후로 이세희 PD와 멤버 유해진이 투입된 '1박2일'은 이벤트 성으로 출연하던 게스트의 출연 빈도를 대폭 늘리고 식객특집과 명당특집, 바캉스특집 등 여행 위주의 다양한 시도로 새로운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장수 프로그램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식상함'을 털어내기 위해 변화를 도모하는 '1박2일'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는 열린 장르의 장점을 십분 이용하고 있는 것.
또한 최근 트렌드로 부각된 관찰 예능 프로그램의 홍수 속 '1박2일'은 이미 방송 초창기부터 멤버들이 하룻밤의 시간을 함께 보내며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누워 두런두런 자신의 속마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으로 매회 멤버들간의 끈끈한 우정을 시청자에 전달한 바 있어 경쟁력 또한 충분히 쥐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KBS는 다양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예능 프로그램의 일대 재정비를 앞두고 있다. 아빠들의 육아기를 담아내는 프로그램과 유부남들의 요트 여행기, 미혼 연예인의 중매 프로그램, 경찰 체험기, 중견 여성 연예인의 여행기, 최초 애견 오디션 등 다양한 파일럿 프로그램이 시청자에 검증받고 자리를 잡아가는 동안 '1박2일'이라는 간판 예능의 역할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1박2일'이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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