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연승을 이어가고자 했던 카드가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왔다.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은 여기서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했다. 자신의 조급함이 팀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넥센은 지난 6일과 7일에 걸쳐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연전에서 모두 졌다. 이번주 시작까지만 해도 3위를 지켰던 넥센은 오히려 두산에 추월을 허용해 4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내고도 한 경기를 건지지 못한 것은 더 뼈아픈 대목이었다. 6일에는 앤디 밴헤켄이, 7일에는 브랜든 나이트가 차례로 자신의 몫을 수행하지 못했다.
특히 나이트는 7일 잠실 두산전에서 1⅓이닝 8피안타 7실점으로 무너졌다. 염 감독은 4일 광주 KIA전에 등판한 나이트를 이틀 쉬고 투입시켰지만 결과는 실패했다. 나이트는 4일 경기에서 43개만을 던졌지만 결과론적으로 바뀐 휴식일에 고전한 모양새가 됐다. 염 감독은 두산에 강했던 나이트를 한 경기 더 쓰려고 했던 것이 패착으로 돌아왔다고 아쉬워했다.

염 감독은 8일 목동 SK전을 앞두고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게 시인했다. 염 감독은 “처음으로 (선발 투수를) 당긴 건데 실패했다”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원래 나이트를 두산전에 투입시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미리 구상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경기를 하면서 다음 카드를 생각한 것이다”라고 돌아봤다. 즉 KIA전에서 2이닝 동안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나이트를 조기강판시켜 두산전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 경기 중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염 감독은 “야수들에게도 부담을 줄 수 있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은 감독의 운영을 보고 느끼지 않나. 이겨야 한다는 그런 압박감들을 선수들에게 줬던 것 같다. 선수들까지 조바심나게 만들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한다”고 선수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염 감독은 “내가 조급하면 이기는 경기보다는 지는 경기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덧붙이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둘러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넥센은 이날 투수 조상우를 1군에 불러 올리고 안태영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최근 선발 투수들이 무너진 탓에 불펜 소모가 컸던 넥센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염 감독은 “대타 카드 하나를 소모했다”고 아쉬워했다. 1군 등록 후 깜짝 활약을 선보였던 안태영은 당분간 2군에서 경기를 뛰며 실전 감각을 이어가게 된다. 염 감독은 “열흘 있다가 상황이 되면 부르겠다”며 안태영의 2군 생활이 그다지 길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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