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롯데와 KIA의 경기가 벌어진 사직구장에서는 보기드문 주르플레이가 나왔다.
1회 롯데는 KIA 선발 양현종의 폭투로 한 점을 얻었다. 이어 무사 2,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전준우는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점수를 3-0까지 벌렸다. 그때부터 전준우의 신들린 주루쇼가 시작됐다. 후속타자 장성호는 사직구장 1루쪽 더그아웃 옆의 백스톱으로 플라이를 쳐 파울플라이로 아웃됐는데 이때 전준우는 2루까지 여유있게 들어갔다. 워낙 공이 깊게 가긴 했지만, 전준우의 순간적인 주루센스가 빛난 장면이었다.
이어 강민호까지 백스톱 부근으로 공을 날렸다. 여기서도 전준우는 과감하게 3루를 파고 들었다. 앞서 2루를 가는 것보다 훨씬 과감한 시도였다. KIA 포수 김상훈은 강하게 3루로 공을 뿌렸으나 3루에 커버를 들어와 있던 유격수 김선빈이 이를 잡지 못했다.

김선빈이 흘린 공을 2루수 박기남이 잡아 홈으로 뿌렸지만 홈에 백업을 들어와 있던 양현종은 다급한 나머지 제대로 포구를 하지 못한채 빈 글러브로 전준우를 태그했다. 결과적으로 포수 파울플라이 두 개로 홈까지 들어온 전준우의 과감한 질주였다.
롯데는 그날 경기에서 7-1로 낙승을 거뒀지만 경기 막판까지 추가점을 올리지 못해 다소 불안한 리드를 지켰다. 전준우가 발로 만든 한 점 덕분에 경기 중반까지 편하게 경기를 끌고갈 수 있었다.
8일 잠실로 이동한 롯데 선수단은 평소보다 30분가량 늦은 오후 4시 40분에 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오히려 포수 파울플라이라서 전준우가 뛸 수 있었다. 만약 페어지역에 공이 갔으면 베이스에 딱 붙어있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그래도 전준우가 계속 뛰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주루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전준우는 너무 힘들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1루에서 홈까지 쉴 새 없이 뛰었던 전준우는 "홈까지 뛰고서 완전히 지쳤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후 4번의 타석에서 전준우는 몸에 맞는 공 1개와 3번의 범타로 물러났다.
전준우는 이날 경기에서 다시 4번타자로 출전한다. 최고의 주루센스를 지닌 전준우가 잠실에서 다시 한 번 거침없는 질주를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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