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대처능력, SK 경험이 한 수 위였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08 22: 05

넥센과 SK의 경기를 앞두고 있었던 8일 목동구장. 양 팀의 사령탑들은 공히 선수들이 받고 있는 압박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나친 부담감에 선수들이 제 실력조차 발휘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경계한 것이다.
사실 4위를 달리고 있는 넥센과 7위에 처져 있는 SK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그러나 나름대로의 압박감을 받고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 넥센은 지켜야 하는 상황, SK는 매 경기가 전쟁이다. 이에 염경엽 넥센 감독과 이만수 SK 감독은 모두 “선수들이 편안하게 경기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이 주문을 어떻게 수행했느냐에서 8일 경기의 승부도 갈렸다. 넥센은 조급했던 반면 SK는 상대적으로 침착했다. 결과는 SK의 4-1 승리였다.
공격에서부터가 그랬다. 넥센은 이날 1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기회는 훨씬 더 많았다. 1회에는 볼넷 3개로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흔들리는 SK 선발 김광현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박병호가 2루수 직선타로 아웃된 것을 시작, 강정호와 오윤이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를 놓쳤다. 2회 2사 후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잡은 만루 기회 역시 김민성의 삼진으로 땅을 쳤다. 이는 넥센 타자들의 어깨를 처지게 했다. 7회까지의 잔루만 9개였다.

수비에서도 썩 좋지 않은 모습이 나왔다. 2회 1사 2루에서 선발 문성현이 2루에 던진 견제구가 뒤로 빠졌다. 1사 3루로 이어졌고 결국 김상현의 희생플라이 때 선취점을 내줬다. 결과적으로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준 셈이다. 4회 수비도 조금은 아쉬웠다. 최정의 3루수 옆 타구 때 김민성이 바운드를 놓친 것이 2루타로 이어졌다. 이는 4회 2실점의 빌미가 됐다. 6회에도 무사 1루에서 문성현과 포수 허도환의 사인이 맞지 않아 폭투가 나왔다. 1루 주자 조동화는 2루까지 갔고 이후 김강민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반대로 SK는 비교적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선발 김광현은 두 차례의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잘 넘겼다. 비록 초반 투구수가 불어나 5회까지 던지는 데 그쳤지만 위기상황에서 강해지는 면모를 과시했다. 수비도 좋았다. 2회 오윤의 타구는 우익수 조동화가 몸을 던지며 잡아냈고 5회 1사 김민성의 3루 강습 타구는 최정이 절묘하게 걷어냈다. 모두 선발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호수비였고 이는 김광현이 5회를 채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공격에서도 잡은 기회는 확실하게 살리는 모습으로 리드를 잡았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필승조 투수들도 6회부터 가동되며 넥센의 추격을 따돌렸다. 넥센이 7회와 8회 각각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지만 박정배 박희수가 차례로 위기를 넘기고 4-1 승리를 결정지었다. 압박에 대처하는 SK의 능력이 넥센보다는 조금 앞서 있었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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