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호’가 닻을 올렸다. 이제 선장을 선임하고 사공들을 모집하는 단계다. 그런데 그 선장에 대한 지원이 예사롭지 않다. 최고 대우를 해줬고 앞으로의 최고의 지원 또한 약속했다. 힘차게 출발한 KT가 조범현 신임 감독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KT는 지난 2일 창단 감독으로 조범현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KIA 시절이었던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경력이 있는 조 감독은 그간 가장 이상적이자 안정적인 카드로 KT 사령탑 물망에 오르내렸던 지도자다. 결국 KT도 모험과 안정 사이에서 고민하다 지도력이 검증됐고 육성에 대한 확고한 지론이 있는 조 감독을 낙점했다.
KT는 조 감독과 계약금·연봉을 포함해 3년간 15억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당시 세부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계약금 3억 원에 연봉 4억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봉 4억 원은 현재 프로야구 9개 구단 감독 중 선동렬 KIA 감독(3억8000만 원)을 뛰어 넘는 감독 최고액으로 평가된다. KT는 조 감독의 경력을 고려해 최고 대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감독에 대한 KT의 기대치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더불어 KT는 조 감독에게 선수단의 전권을 맡긴다는 생각이다. 이미 농구단을 운영하며 현장 중심의 구단을 만든 전례가 있는 KT는 야구단에도 비슷한 문화를 심는다는 생각이다. 코칭스태프 선임도 조 감독에게 맡기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보통 신임 감독이 코칭스태프를 선임할 때는 구단 측에서 추천하는 인사들이 몇몇 끼기 마련인데 이조차도 조 감독의 뜻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야구단 내외적인 투자와 지원도 약속했다. 현재 KT는 내년 퓨처스리그를 치를 준비를 위해 구단이 전사적으로 뛰고 있다. 경기장은 물론 신생구단이기에 처음부터 신경 써야 할 일들을 착착 진행 중이다. 여기에도 현장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것이라는 게 KT의 설명이다. 자유계약선수(FA) 수혈로 대표되는 실탄 지원도 약속했다. 신생팀이라 전력에서 약할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지원만은 다른 팀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가 벌써부터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모기업의 자존심까지 감안한 포석이다.
야구단을 처음 운영하는 터라 우려감을 주기도 하지만 KT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충분히 연구를 했고 NC의 사례도 있는 만큼 더 발전된 케이스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역시 이러한 요소는 현장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아직 퓨처스리그 1년을 거쳐야 하지만 이런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조범현호의 2015년이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도화지와 물감은 넉넉하니 이제 조 감독이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릴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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