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콜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반전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근 세인트루이스의 행보와 이들의 육성 시스템을 돌아보면,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8일 경기서 최악의 결과를 맛봤다. 팀이 4-13으로 대패한 것은 물론, 선발투수 두 명을 소모해버린 것이다. 이날 선발투수 셸비 밀러는 1회초 오른쪽 팔꿈치에 타구를 맞는 부상을 당해 곧바로 그라운드를 이탈했다. 그리고 세인트루이스는 2회부터 다음날 선발 등판이 예정된 제이크 웨스트브룩을 등판시켰다. 하지만 웨스트브룩은 4⅔이닝 9실점으로 무너졌고, 결과적으로 세인트루이스는 선발 로테이션에 혼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기 후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여러 가지 선택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이너리그에서 투수를 올려 선발 등판시킬 수도 있고, 불펜투수들을 연이어 던지게 할 수도 있다. 좋은 아이디어를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매서니 감독의 선택은 마이너리그 유망주였다. 세인트루이스는 9일 트리플A 멤피스 버즈에서 뛰고 있는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를 콜업, 빅리그 첫 선발 등판을 맡겼다.

주목할 부분은 세인트루이스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화수분'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신인왕 후보인 셸비 밀러를 비롯해 셋업맨 트레버 로젠달, 1루수 매트 아담스 등이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도약, 맹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지난해 18승 7패 평균자책점 3.78로 빅리그 마운드에 안착한 랜스 린에 이어 올 시즌 역시 마이너리그 유망주의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마르티네스는 미국 야구 전문매체 베이스볼아메리카 유망주 순위에서 팀 내 3위를 차지했다. 외야수 오스카 타바레스가 1위, 밀러는 2위, 로젠달은 4위, 그리고 아담스는 7위로 순위만 놓고 보면 깜짝 호투를 기대할 만하다. 2013시즌 마이너리그 기록은 더블A와 트리플A를 합쳐 13번 선발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1.87. 100마일을 상회하는 강속구를 지닌 파워피처로 키 183cm, 몸무게 84kg로 큰 체구는 아니다. 올해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기도 했는데 10번 불펜에서 등판해 11⅓이닝 동안 12피안타 7실점으로 고전했다.
한편 다저스는 류현진이 등판한 21경기서 15번 승리했고 류현진은 개인 승률 76.9%로 팀 내 투수 중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전날 타선 폭발과 더불어 세밀한 승리 방정식을 짜놓은 다저스를 세인트루이스가 유망주 카드로 극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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