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에서도 팀 타율 선두를 기록하고 있는 세인트루이스의 강타선이 류현진(26, LA 다저스)의 투구에 녹아내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이번 세인트루이스와의 4연전에 차례로 나선 다저스 선발투수들의 기록과 비교해도 류현진의 성적은 단연 빛이 난다.
류현진은 9일(이하 한국시간)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5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11승을 거머쥐었다. 이날 호투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종전 3.15에서 2점대(2.99)로 진입했다. 원정 경기에서 약하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올 시즌 처음으로 원정 경기에서 무자책점 경기를 펼치며 저력을 과시했다.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정교함과 응집력을 자랑한다. 8일까지 팀 타율이 2할7푼4리였다. 내셔널리그 선두다. 팀 홈런이 다소 적긴 하지만 팀 장타율(.410) 또한 내셔널리그 3위에 해당되는 성적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정교한 제구력과 영리한 피칭, 그리고 때로는 위력적인 구위를 앞세워 이러한 세인트루이스의 강력한 기관총을 잠재웠다.

세인트루이스 4연전에 나선 다저스 선발투수들의 기록과 비교해 봐도 류현진이 잘 던졌음을 읽을 수 있다. 다저스는 5일 임시선발 스티픈 파이프를 투입해 기존 5명의 선발 투수들에게 하루의 휴식을 더 줬다. 이에 팀이 자랑하는 4명의 선발 투수가 자연스레 세인트루이스 4연전에 투입됐다. 이 중 류현진의 내용이 가장 좋았다.
6일 선발로 등판한 잭 그레인키는 6⅓이닝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이었다. 승리투수가 됐으나 피안타는 조금 많았다. 7일 선발이었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6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8일 등판했던 리키 놀라스코는 5이닝 7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비자책)이었다. 승리를 따내긴 했지만 이닝수가 조금 적은 게 흠이었다.
류현진은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가장 적은 안타를 허용했고 가장 적은 실점을 내줬다. 물론 이 성적이 네 선수의 기량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세인트루이스의 강타선을 상대로 류현진이 그만큼 잘 던졌음을 의미하는 하나의 자료는 된다. 4경기 연속 승리 및 개인 5연승의 신바람을 탄 류현진은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뉴욕 메츠와의 3연전 중 한 경기에 등판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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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