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열흘만에 500만 돌파, 어떻게 가능했나?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8.09 15: 57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가 9일 500만 고지를 밟았다. 개봉 첫날 41만 관객을 모으며 화려하게 뚜껑을 연 영화는 첫주 3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개봉 열흘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그야말로 폭주 중이다.
영화가 이 같은 속도로 관객을 빨아들이는 데는 무엇보다 봉준호 감독에 대한 믿음이 컸다는 분석이다. 앞서 봉 감독은 ‘살인의 추억’, ‘괴물’ 등의 작품을 내놓으며 대중과 평단 모두를 사로잡았고,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그가 내놓는 4년만의 신작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틸다 스윈튼, 크리스 에반스, 에드 해리슨 등 세계적인 배우들과 다국적 스태프들이 참여하며 영화는 전세계를 겨냥한 글로벌 프로젝트로 제작됐고, 개봉 전 167개국에 선판매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영화를 향한 국내 관객들의 호기심은 최고조에 달했다.

막상 뚜껑을 연 영화는 그러나 관객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엇갈렸다. 여름용 오락 블로버스터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영화의 어둡고 무겁고 참혹한 이야기가 실망감을 안겼지만,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은유를 통해 인류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가 쉽사리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는 평이 대립하며 ‘설국열차’는 이슈의 중심에 섰다.
그리고 이는 영화에 대한 이 같은 엇갈린 반응을 자기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자 하는 관객들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며 문전성시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관객들의 파이가 넓어졌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따르면 앞서 봉준호 감독 작품의 관객이 주로 30대였던 것에서 이번 ‘설국열차’의 경우 10대와 40대 관객이 추가됐다. 영화를 잘 보지 않았던 중장년층의 지적 호기심을 ‘설국열차’가 자극하며 이들이 발걸음을 극장가로 옮겼고, 여기에 부모들이 10대 자녀들을 동반하며 이 같은 관객 폭주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함께 개봉한 영화 ‘더 테러 라이브’와 비교했을 때도 ‘설국열차’에 대한 관객 폭주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예매를 통한 관람객 분석 결과 '설국열차'는 1년에 극장을 한두 번 찾는 라이트 유저(Light User) 혹은 노말(Normal) 고객층의 관람비중이 높은 반면, ‘더 테러 라이브’는 한 달에 3,4편 영화를 보는 VIP고객 또는 헤비 유저(Heavy User)의 관람 비중이 높다는 것. 이는 ‘설국열차’가 영화를 자주 보지 않는 관객들에게도 꼭 봐야 할 작품 목록에 포함되는 작품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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