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 대체불가 감독이 탄생했다. 영화 '설국열차'로 개봉 10일 만에 5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하며 두 번째 천만관객 동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봉준호 감독이 그 주인공.
10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설국열차'는 개봉한지 10일 만에 5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하는 축포를 쏘아 올렸다.
특히 이는 천만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괴물'에 이어 봉준호 감독의 또 한번의 흥행이라는 점에서 그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라 눈길을 끈다.

봉준호 감독의 네 번째 작품이자 첫 번째 할리우드 프로젝트인 '설국열차'는 동명의 프랑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새로운 빙하기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인 열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 사람들이 앞칸으로 돌진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 연기파 배우 송강호의 출연과 함께 캡틴 아메리카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 에반스를 비롯해 틸다 스윈튼, 옥타비아 스펜서, 제이미 벨 등 전 세계적으로 내로라 하는 배우들까지 총출동해 개봉 이후 많은 영화 팬들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화려한 출연진, 구미를 당기게 하는 독특한 소재 뿐만 아니라 '감독 봉준호'라는 그의 이름 석 자 역시 관객들이 '설국열차'를 택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이는 대중의 취향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그의 전작들 덕분.
영화 '플란다스의 개'로 충무로의 주목을 받으며 데뷔한 봉준호 감독은 이후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살인의 추억'으로 국내에서 약 500만(이하 영진위 기준) 관객 동원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충무로 대표 감독으로의 발돋움을 시작했다. 그는 이 작품으로 산 세바스티안 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그 뒤 2006년 개봉한 '괴물'은 봉준호 감독을 충무로 대표 감독 반열에 오르게 한 작품이었다. 약 13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하며 천만영화 탄생의 기쁨을 맛본 봉준호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대종상 감독상, 최고의 영화상 감독상, 대한민국영화대상 감독상 등 각종 영화제를 휩쓸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09년 개봉작 '마더' 역시 인간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작품성과 흥행,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는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 500만 관객 돌파로 또 다시 그 이름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개봉 10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지난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천만영화 '도둑들'의 500만 관객 돌파와 동일한 기록. 이 기세라면 '설국열차'의 천만관객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천만영화를 두 편이나 보유한 감독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설국열차'의 천만관객 동원 여부에 상관없이 충무로에서 봉준호 감독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 질 전망이다. 여러 차례 흥행성을 입증받은 그가 또 다시 성공하며 '흥행 보증수표'가 됐기 때문. 게다가 작품성까지 인정받고 있으니 충무로에서의 '봉준호' 이름 석 자가 주는 영향력은 당분간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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