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의 미래를 이끌 두 투수가 대격돌한다.
9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전에서 11승·평균자책점 2.99를 기록한 류현진(26, LA 다저스)이 빅뱅을 앞두고 있다. 류현진은 오는 14일 뉴욕 메츠와 홈경기서 올 시즌 23번째 선발 등판에 임할 예정, 맞상대는 메츠의 희망이자 올 시즌 리그 최고 우투수 중 한 명인 맷 하비(23)다. 둘은 최근 ESPN이 선정한 젊은 투수 랭킹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신진세력으로 떠올랐다.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와 맞대결이지만, 류현진이 주눅들 것은 전혀 없다. 오히려 큰 기회다. 지난 7월 31일과 8월 1일 펼쳐진 뉴욕 양키스와의 대결처럼, 이번 메츠전 역시 LA와 뉴욕 언론의 커다란 관심을 받을 것이다. 당시 양키스와 경기는 마치 월드시리즈나 올스타전을 방불케 하는, 엄청난 규모의 취재진과 유명 인사들이 찾아와 경기장을 가득 메운 바 있다. 메츠의 영향력이 양키스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뉴욕 지역 최고 투수인 하비의 선발 등판 경기에선 집중도가 크게 올라간다. 하비 선발 등판 일을 '하비데이'로 따로 이름 붙일 정도다.

올 시즌 하비의 성적은 23번의 선발 등판서 159⅔이닝을 소화하며 9승 3패 평균자책점 2.09. 직구 평균구속이 95마일을 상회, 리그 선발투수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지고 있으며 직구 외에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위 또한 막강하다. 메츠는 윌폰 구단주의 금융사기극 공판과 함께 지지부진한 전력보강으로 4년 연속 5할 승률 이하를 찍고 있는 상황. 그만큼 하비는 메츠에서 유독 빛나는 존재다.
류현진 또한 꾸준함을 과시하며 미국 언론에 관심을 받고 있다. 원정 경기에 임할 때마다 현지 지역 기자들은 류현진의 등번호, 한국에서의 활약상, 다저스로 오게 된 과정 등을 LA 지역 담당기자나 한국기자에게 물어본다. 100마일짜리 강속구가 없어도, 안정적인 제구력과 노련한 경기운영 능력은 류현진 이름 석 자를 알리기에 충분하다.
결국 14일 류현진이 하비와 대결에서도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면, 류현진을 향한 평가는 한층 높아질 것이다. 평균자책점과 구위에선 하비가 우위에 있지만, 류현진의 홈 평균자책점이 1.83, 하비의 원정경기 평균자책점이 2.44임을 돌아보면 승리투수가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메츠 타선이 위협적이지 않은 것 또한 류현진에겐 플러스요소다. 실제로 류현진은 지난 4월 26일 메츠 원정경기서 7이닝 3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매팅리 감독은 최근 류현진을 두고 “류현진은 과소평가 받고 있다. ‘류현진이 신인왕이 되어야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선발진에서는 커쇼와 그레인키에게, 그리고 신인 중에는 푸이그에게 다소 가려있는 것 같다”며 “류현진은 정말 잘 던지고 있다. 굉장히 꾸준하며 등판마다 자신의 능력을 모두 보여준다. 나는 류현진이 지금의 모습을 시즌 끝까지 이어간다면, 반드시 신인왕 후보에 올라야한다고 본다”고 류현진의 신인왕 수상을 강조했다.
류현진이 뉴욕과 LA 언론의 관심이 집중될 하비와 맞대결에서 커다란 임팩트를 남길 수 있을지, 그래서 신인왕 판도를 한 번 더 뒤엎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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