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최단기간 500만 질주, 왜 의의 있나?①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8.10 07: 44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가 지난 9일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첫날 41만 관객을 싣고 출발한 영화는 첫주 3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열흘 만에 500만 고지를 밟으며 폭주기관차처럼 달리고 있다.
한국 영화 사상 최다 제작비인 430억 원 투입, 틸다 스윈튼, 크리스 에반스, 존 허트, 에드 해리슨 등 세계적인 배우들의 출연, 국내 관객에게 신뢰도가 두터운 봉준호 감독의 4년만의 신작, 개봉 전 해외 167개국에 선판매가 이루어진 점 등 ‘설국열차’는 여러모로 관심의 중심에 놓인 작품이었고 기대는 이 같은 결과로 돌아 왔다.
◆ 역대급 속도

 
‘설국열차’의 흥행 속도는 ‘역대급’ 수준이다. 개봉 열흘 만에 500만 관객을 모은 건 ‘도둑들’과 ‘아이언맨3’가 가지고 있던 최단기간 기록으로, ‘설국열차’ 역시 이 대열에 합류하며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관객을 모은 영화가 됐다.
특히 앞선 두 영화가 오락적 성향이 짙은 작품이었다면 ‘설국열차’는 이와는 성격이 다른 영화임에도 같은 속도로 관객을 빨아들였다는 점에서 열흘 만에 500만 돌파 기록은 더욱 눈여겨 볼 만 하다. 
이 같은 기록은 ‘설국열차’의 최종 스코어에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인이다. ‘도둑들’이 1302만여 명으로 한국영화 최다 관객 기록작에 등록된 가운데, ‘설국열차’ 역시 동일한 속도로 관객을 흡수하고 있는 만큼 최종 스코어에 있어 ‘도둑들’을 넘어설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한국영화 흥행 넘버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같은 흥행세라면 ‘설국열차’가 천만 고지를 밟을 여덟 번째 영화가 될 가능성 또한 크다. 앞서 천만 관객을 돌파한 '해운대'가 13일, '광해, 왕이 된 남자'가 18일, '7번 방의 선물'이 17일에 걸려 500만 관객을 돌파한 만큼, 이보다 속도가 훨씬 빠른 ‘설국열차’에 천만 관객을 기대하는 건 무리가 아니다.
◆ 역대급 화제 
 
빠른 관객몰이만큼 영화는 화제성에 있어서도 역대급 이슈를 자랑한다. 영화는 개봉 이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며 온라인을 강타하고 있다. 블로그나 SNS 등에 리뷰가 넘쳐나고 있으며, 관련 기사들에 대한 댓글 역시 폭주 중이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100명이 영화를 봤다면 100개의 해석을 내놓는 게 현재 ‘설국열차’에 대한 반응으로 보고 있다”며 “그만큼 영화가 만들어내는 이야깃거리들이 풍부하고, 이러한 면이 관객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노이즈마케팅을 하게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깃거리들 외에도 ‘설국열차’에 대한 관심은 콘텐츠 재생산으로도 이어져 현재 온라인상에는 ‘폭염열차’, ‘서울열차’ 등과 같은 각종 패러디물이 넘쳐난다.
그러면서 관객들의 파이가 넓어졌다. 배급사 측에 따르면 앞서 봉준호 감독 작품의 관객이 주로 30대였던 것에서 이번 '설국열차'의 경우 10대와 40대 관객이 추가됐다. 영화를 잘 보지 않았던 중장년층의 지적 호기심을 '설국열차'가 자극하며 이들이 발걸음을 극장가로 옮겼고, 여기에 부모들이 10대 자녀들을 동반하며 이 같은 관객 폭주에 일조했다.
함께 개봉한 영화 '더 테러 라이브'와 비교했을 때도 '설국열차'에 대한 관객 폭주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예매를 통한 관람객 분석 결과 '설국열차'는 1년에 극장을 한두 번 찾는 라이트 유저(Light User) 혹은 노말(Normal) 고객층의 관람비중이 높은 반면, '더 테러 라이브'는 한 달에 3,4편 영화를 보는 VIP고객 또는 헤비 유저(Heavy User)의 관람 비중이 높다. 이는 '설국열차'가 영화를 자주 보지 않는 관객들에게도 꼭 봐야 할 작품 목록에 포함되는 작품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배급사 관계자는 “‘설국열차’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결국 콘텐츠에서 기인한다. 마켓팅은 개봉 전에는 이슈몰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개봉 후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설국열차’의 경우 콘텐츠 자체에 힘이 있기 때문에 개봉 전 관심이 개봉 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고 이것이 관객몰이로 연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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