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판 속 내 이름, 설렌다".
KIA 타이거즈 신인 포수 이홍구(23)는 지난 8일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카운트 1B2S에서 NC 찰리 쉬렉의 4구째 141km 슬라이더를 그대로 밀어 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뜨렸다. 3-2로 도망가는 점수였다.
이홍구는 지난 9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만날 삼진만 당하다가 공을 끝까지 보고 치려고 했는데 그게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이니까 변화구에 대처가 잘 안 될 거라고 상대팀이 생각하고 있었을 것 같았다”라며 슬라이더를 홈런으로 연결한 상황에 대해 말했다.

자신과 배터리를 이루며 한국무대 첫 선을 보인 왼손 투수 듀웨인 빌로우에 대해서는 “빌로우가 많이 제 사인 쪽으로 따라와 줬다”라며 “내가 경험이 많이 부족하지만 빌로우가 잘 따라와 주고 해서 편했다”고 덧붙였다. 이홍구는 빌로우의 6이닝 3실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에 일조했다.
이홍구의 목표는 ‘도루 저지’다. 이홍구는 “수비로 나가서 2루 도루를 많이 저지하고 싶다. 그게 가장 큰 목표다”라고 했다. 이어 “그게 포수로서 장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이홍구는 인터뷰 후 가진 경기에서 3회 무사 1루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던 도루 1위 김종호를 잡아내기도 했다.
이홍구는 지난달 30일 1군에 등록됐다. 새로운 포수 육성차원에서 기회를 얻었다. 이홍구는 “지금이 조금이라도 기회인 줄 알고 올라왔다. 이 기회를 잡아 경험을 쌓겠다”고 했다. 또 “경기 시작 전 전광판에 내 이름이 나오면 설렌다. 1군에 계속 있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2군이 두렵지는 않다. “1년차 신인이면 두려울 것은 없다. 못하면 2군에 내려가서 보완해서 올라오면 된다. 후회 없이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이홍구는 “잘 해서 부모님께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이홍구는 KIA의 새로운 활력소다. 신인 선수의 자극을 통해 내부 경쟁이 일어난다면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1년차 포수 이홍구가 KIA 안방의 새로운 주인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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