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LG 트윈스와 3위 두산 베어스가 '잠실 라이벌'과 '상위권 싸움'이라는 두 가지 이름표를 두고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LG와 두산은 10일부터 잠실 2연전을 갖는다. LG는 두산에 3경기 차 앞서 있다. 7월부터 상승세를 탄 두산은 4위에서 3위까지 치고 올라 LG를 바짝 쫓고 있는 상황. 유달리 치열한 순위 싸움이 전개되고 있는 올 시즌 잠실팀들의 라이벌 열전이 날씨만큼 뜨겁다.
이번에 3루 덕아웃을 쓰는 LG는 '승리 청부사' 우완 류제국(30)을 10일 선발로 예고했다. 류제국은 올 시즌 11경기에 등판해 4승2패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 무대 첫 시즌이지만 팀의 기대보다 더 호투하며 선발진의 한 자리를 든든하게 채워주고 있다.

'모닥볼러' 좌완 유희관(27)은 마운드의 마술사라고 불릴 만큼 느린 공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뽑히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29경기 6승3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06. 최근 세 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에 실패했으나 두산 토종 선발진 중 가장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선수의 장점은 제구력이다. 류제국은 140km 중반의 직구를 던지지만 무엇보다 뛰어난 제구력으로 한국 무대에 연착륙했다. 최근 공익 근무 등 공백기 여파로 컨디션이 100퍼센트는 아니다. 위기도 많지만 특유의 제구력으로 위기를 벗어나는 스타일이다.
유희관은 130km대의 직구도 제구만 잘되면 충분히 위력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해주고 있다. 70km대의 커브로 꽂아넣는 스트라이크는 타자들을 얼어붙게 만드는 수준. 다른 팀 감독들도 "자신이 원하는 곳에만 잘 던질 수 있으면 좋은 투수"라고 유희관을 칭찬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상대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강속구 투수는 아니다. 류제국과 유희관은 좋은 제구력을 바탕으로 타자들을 맞춰잡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제구가 안될 경우 공략당하기 쉬운 것도 두 선수다. 어느 때보다 많은 것이 걸린 잠실 혈투에서 어느 선수가 집중력을 앞세워 팀의 승리를 불러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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