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운명, 선발 4인방에 달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10 06: 20

SK 불펜의 체력이 조금씩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주유등에 불이 들어오기 일보직전이다. 결국 답은 하나다. 선발들이 버텨야 한다. SK의 운명이 선발 4인방의 어깨에 올라갔다.
SK는 지난 5월 30일 7위로 내려앉았다. 불운하게도 그 후 지금까지 한 번도 순위가 바뀐 적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이제 시즌은 종반을 향해 가고 있다. 말 그대로 SK라는 불꽃은 꺼지기 직전이다. 모든 선수들이 달려들어 그 불꽃을 살리려 애쓰고 있지만 이제 한 번의 실수는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SK로서는 다행히 이번주 성적이 나쁘지 않다. SK는 이번주 3경기에서 2승1무를 기록했다. 9일 목동 넥센전에서 4-4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그래도 4위 넥센과의 승차가 더 벌어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홈으로 돌아왔다. 10·11일은 롯데와, 13·14일은 KIA와 경기를 갖는다. 롯데는 5위, KIA는 6위 팀이다. 이들을 잡아야 가을야구의 희망을 붙잡을 수 있다.

그런데 불펜이 힘겹다. 최근 접전 양상이 계속되면서 불펜 투수들이 많은 경기에 나섰다. 필승조·추격조를 구분할 것도 없었다. 넥센과의 2연전에서도 1승1무를 기록했지만 불펜투수들의 소모가 컸다. 필승조의 핵심 요원인 박정배 윤길현 박희수가 2경기에 모두 나섰다. 박정배는 도합 57개, 윤길현은 37개, 마무리 박희수도 28개의 공을 던졌다. 3일 연투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당장 10일 문학 롯데전의 투수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결국 4~5일을 쉬고 경기에 나서는 선발 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그리고 잘 던져줘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사실 SK 선발 투수들의 이닝소화능력은 뛰어나다. 후반기 들어 평균 6이닝을 소화해 리그 1위를 다투고 있다. 8월 들어 가진 7경기에도 SK 선발 투수들은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그러나 7이닝 소화는 한 번밖에 없었다. 불펜에 ‘편안한 휴가’를 준 적이 많지 않았다는 뜻이다. 약간은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을 가늠할 앞으로 4경기에 1~4선발 투수들이 모두 출격하기 때문이다. 10일 윤희상을 시작으로 11일에는 조조 레이예스가 등판할 예정이다. 특히 윤희상과 레이예스가 불펜 투수들의 휴식을 만들어줘야 할 중대한 임무를 안고 등판한다. 부담이 되는 여건이지만 두 선수 모두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13일·14일에는 김광현, 크리스 세든이 4일을 쉬고 나설 공산이 크다. 5선발 백인식의 손가락 상태 때문이다. 백인식은 최근 등판 때마다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있다. 때문에 코칭스태프에서는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선발보다는 불펜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 두 선수로서는 무더위 속 4일 휴식이 부담이 되지만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있다. 8일과 9일 등판 때도 투구수를 100개 정도에서 끊은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선발 4인방의 활약상에 따라 SK의 남은 시즌 기상도도 결정될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