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한화의 에이스는 데니 바티스타(33)였다.
바티스타가 선발 복귀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바티스타는 지난 9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등판, 5⅔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한화의 14-2 대승를 이끌었다. 시즌 6승(6패)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도 4.25에서 4.19로 끌어내렸다. 6승은 김혁민(5승)을 넘어 한화의 최다승 기록이다.
바티스타는 지난달 16일 광주 KIA전을 끝으로 어깨 피로누적 탓에 3주 동안 개점휴업했다. 이날 삼성전은 24일만의 복귀전이었다. 그동안 트레이드 루머에 휩싸이는 등 마음고생도 있었지만 흔들림 없이 복귀를 준비했다. 그리고 지난 6월2일 대전 NC전 이후 무려 68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바티스타의 직구 최고 구속은 151km로 한창 좋을 때 만큼 빠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직구 평균 구속은 145km로 바티스타의 이름값에만 어울리지 않았지, 여전히 다른 투수들보다 빠르고 힘이 있었다. 2회 조동찬과 4회 박한이는 바티스타의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직구가 전부는 아니었다. 이날 바티스타는 직구(46개) 함께 슬라이더(34개)·체인지업(13개)·커브(1개) 등 변화구의 비율을 절반으로 가져갔다. 특히 1회 박한이와 최형우를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잡으며 재미를 봤다. 직구 뿐만 아니라 변화구도 통했다.
여전히 직구 스피드가 전성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바티스타는 위력적이었다. 지난 2006년 이후 7년만의 풀타임 선발로 체력적인 부담이 없지 않았지만 올해 18경기에서 103이닝을 소화하며 경기당 평균 5.72이닝을 던지고 있다. 대나 이브랜드(5.53이닝)-김혁민(5.42이닝)을 넘어 팀 내 최고 기록이다.
지난 6월 중순 1군 엔트리에 열흘간 빠진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정도의 공백기가 있었으나 여전히 팀 내 최다승을 기록할 정도로 존재감이 뚜렷하다. 누가 뭐래도 올해 한화의 에이스는 바티스타란 것을 증명해보인 성공적인 복귀전. 한화가 그동안 기다린 보람을 느끼게 해줬다.
바티스타는 "남은 시즌에 우리팀과 나 모두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바티스타가 구속 회복과 함께 시즌 초반 위력을 찾는다면 한화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3년 연속 재계약에도 도전해 볼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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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