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에 2골이나 내주지 않았나. 개인적으로는 4~50점짜리 경기였다."
울산 현대는 1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3 22라운드 전북 현대와 경기서 멀티골을 터뜨린 김신욱의 활약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2위 울산은 12승 6무 4패(승점 42)로 한 경기 덜치른 포항(승점 42)에 골득실차에 앞서 1위로 복귀했다.
체감온도 40도 이상의 무더위 속에서도 양 팀 합쳐 4골이 터질 정도로 흥미진진한 경기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4골을 만들어낸 양 팀 공격수들이 아니라 멋진 선방쇼로 관중들의 환호성을 한 몸에 받은 양 팀 골키퍼였다.

특히 홍명보호 2기에 부름을 받으며 A대표팀 첫 승선의 기쁨을 일궈낸 김승규는 전반 2골을 내주고도 후반에 선방쇼를 펼치며 2-2 극적 무승부를 뒷받침했다. 이날 문수경기장을 찾아 김승규의 플레이를 확인한 김봉수 축구대표팀 골키퍼 코치 역시 김승규의 선방쇼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김승규는 "이번 대표팀이 훈련기간도 짧고 그래서 오늘 잘해서 홍(명보) 감독님께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2실점해서 아쉬운 마음"이라며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먼저 털어놨다. 전반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내준데다 레오나르도의 직접 프리킥까지 허용한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때문인지 자신에 대한 평가도 박했다. 이날 경기 자신의 플레이에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전반전 실점을 한 것 때문에 4~50점 정도 주고 싶다"고 단호하게 답했을 정도다.
올 시즌 울산의 주전 골키퍼로 자리매김한 김승규는 "경기를 계속 뛰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며 "올 시즌 이렇게 많이 뛸 지 몰랐는데 만족스럽다. 경기력도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고 미소를 보였다. 소속팀에서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대표팀에서도 활약을 기대해볼 만하다.
김승규는 "이번에 들어가면 훈련 기간 짧고 경기 뛸 지 안뛸 지 모르기 때문에 많이 보여준다고 장담은 못하겠다. 하지만 앞으로 꾸준히 들어갈 수 있도록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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