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승부에도 한없이 값졌던, 최은성의 감동 선방쇼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8.11 07: 59

아쉬움이 남는 경기다. 전북이 울산과의 '현대家 더비' 9경기 연속 무패(5승 4무)를 지켰지만 다잡은 승리를 가져오는데 실패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지난 1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3 22라운드 울산 현대와 경기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전북은 11승 6무 4패(승점 38)로 승점 1점을 추가하며 3위를 지켰다.
무더위 속에서도 전반에만 2골을 먼저 뽑아낸 전북은 '닥공' 본능을 다시 한 번 폭발시켰다. 비록 후반 김신욱에게 2골을 허용하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6일 동안 3경기를 소화하는 혹독한 일정 속에서 승점 1점을 챙긴 것은 나쁘지 않은 성과다.

체감온도 40도 이상의 무더위 속에서도 양 팀 합쳐 4골이 터질 정도로 흥미진진한 경기였지만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4골을 만들어낸 양 팀 공격수들이 아니라 멋진 선방쇼로 관중들의 환호성을 한 몸에 받은 양 팀 골키퍼였다.
특히 최은성은 전북의 '닥공'이 폭발할 수 있었던 배경 그 자체다. 올 시즌 15경기 출전 15실점으로 경기당 실점률 1.00의 빼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베테랑' 최은성은 이날 경기서도 울산의 날카로운 공격을 번번이 선방으로 막아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전반 20분 문전에서 까이끼의 패스를 받은 한상운과 1대1로 맞서 슈팅을 막아낸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완벽한 1대1 상황에서 위기를 맞았지만 침착하게 방향을 읽고 공을 잡아낸 최은성의 판단력이 돋보인 장면이기도 했다.
최은성은 2-0으로 앞서가던 전반 45분에도 또 한 번 한상운의 슈팅을 철벽처럼 막아서며 울산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추격골이 절실한 시점에서 다시 한 번 득점기회를 잡은 한상운이 최은성의 바로 앞에서 장기인 왼발 슈팅을 날려봤지만 이마저도 선방으로 막아낸 것. 최은성은 불과 1분 전에도 하피냐의 왼발 슈팅을 펀칭으로 쳐내며 울산을 좌절시켰다.
최은성의 '철벽'은 후반전에도 여전했다. 후반 1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용이 골문 앞으로 바싹 붙여준 크로스를 김신욱이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최은성은 이마저도 막아냈다. 비록 후반 들어 김신욱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아쉬운 동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이날 최은성이 보여준 선방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골문을 열어주지 않은 최은성의 '철벽'에 울산은 번번이 가로막혀 고전해야했다. 후반 들어 울산의 김승규 골키퍼 역시 선방쇼로 전북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명품 골키퍼 맞대결이 펼쳐진 셈이다. 4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동물적인 본능과 머리 속에 그리는 대로 몸을 날릴 수 있는 체력을 갖춘 '베테랑 철옹성' 최은성의 선방쇼가 불을 지피지 않았다면 이날 전북과 울산의 명승부는 성립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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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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