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애지중지 키우는 '강속구 유망주' 조상우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8.11 07: 06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7월 올스타 브레이크 때 올해 입단한 우완 투수 조상우(19)를 1군에 합류시켰다.
정식 등록은 아닌 단순한 선수단 합류였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조상우가 2군에서 던지는 것을 TV로 보니 발전되는 모습이 없어 아예 1군에서 계속 지켜보면서 고쳐주기 위해 앞으로 한 달 동안은 1군에 데리고 다닐 것"이라고 했다.
조상우는 그때부터 매일 매일 1군에서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 더운 여름 땡볕 아래 하루에 70~100개씩 공을 던졌다. 3일 연속으로 던지고 하루 쉬는 강행군이었다. 그 옆에서는 이강철 수석코치와 최상덕 투수코치, 김수경 불펜코치가 항상 함께 했다.

코치진은 조상우에 대해 함께 상의는 하되 조상우에게는 한 명이 대표로 말하기로 결정했다. 여러 코치가 같은 이야기를 해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음을 걱정한 까닭이다. 코치진이 조상우에게 이야기한 것은 크게 보면 한 가지, "많이 던지면서 네가 편한 방법을 찾아가자"는 것이다.
조상우는 매일 공을 던지면서 여러 방법을 연구해본 끝에 고등학교 때 했던 대로 팔을 쓰리쿼터로 바꿨다. "억지로 위로 던지려고 하다 보니 잘 안되더라"고 했다. 그 덕분인지 최근 피칭 때마다 모자가 떨어지던 어색한 폼도 차츰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상우는 매일 같이 1군을 따라다니면서 항상 "실전에 나가 던져보고 싶다"고 했다. 마치 바깥 세상을 구경하고 싶어하는 꼬마 같았다. 그러나 염 감독은 "어설프게 준비해 상처를 입느니 제대로 준비해 내보내겠다"며 조상우에 대한 애정과 기대를 밝혔다.
그러던 팀에 차질이 생겼다. 최근 잇단 선발 조기 강판으로 불펜에 과부하가 걸린 것. 넥센 코치진은 미흡하나마 1군을 따라다닌 조상우를 지난 8일 1군 엔트리에 합류시켰다. 그는 5월 21일 이후 81일 만인 10일 목동 한화전에서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9회가 돼서야 나와 150km대의 강속구를 뿌리며 1이닝 1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조상우는 탄탄한 체격조건에서 나오는 강속구가 주무기지만 아직 고등학교 때처럼 힘으로 던지려고 하는 것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는 미완의 유망주다. 지난해 입단하자마자 필승조로 나서며 산전수전을 겪었던 1년 선배 한현희(20)와 다르게 모든 코치진이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조상우가 훈련 끝에 어떤 선수로 자라날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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