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KIA 관계로 보는 특정팀 연승-연패 역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8.11 06: 58

지독한 천적 관계다. 
삼성이 KIA를 또 이겼다. 삼성은 지난 10일 광주 KIA전에 10-4 완승을 거뒀다. 올해 삼성은 KIA 상대로 12승1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데 가장 마지막 패배가 지난 4월27일 광주 경기였다. 이튿날이었던 4월28일 광주 경기부터 삼성은 KIA를 상대로 무려 11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5월10~12일 포항 3연전, 6월28~30일 대구 3연전, 7월30일~8월1일 광주 3연전 모두 삼성이 3연속 싹쓸이 시리즈를 가져가며 KIA를 코너에 몰아넣었다. 올해 삼성은 승패 마진 +22승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 절반에 해당하는 11승을 KIA전에서 해냈다. -4패의 KIA는 삼성전 11연패가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지독한 천적 관계는 프로야구 역사를 둘러봐도 몇 차례 있었다. 역대 특정팀 최다 연승-연패 기록은 KIA와 롯데가 갖고 있다. KIA는 지난 2002년 9월27일부터 2003년 9월13일까지 롯데전에서 18연승을 거두며 역대 특정팀 최다 연승 기록을 갖고 있다. 당시 KIA는 삼성·현대와 1위를 다투는 강팀이었지만 롯데는 이른바 '암흑기'가 절정에 달한 시기였다. 김진우·리오스, 이종범·장성호 등 투타에서 KIA의 스타들이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프로야구 원년이었던 1982년 OB와 삼미가 기록하고 있다. 원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자 승률 7할대(0.700) 강팀이었던 OB는 승률 1할대(0.188) 최하위 삼미와 붙은 16경기를 모두 이겼다. 당시 OB에는 박철순·김우열·윤동균·신경식 등 화려한 스타군단이었는데 선수층이 얇은 삼미로서는 어떻게 해볼 상대가 아니었다. 압도적인 전력차로 전경기 승리. 프로야구 최초이자 유일하게 남은 특정팀 상대 시즌 전승전패 기록이다. 
SK와 롯데도 대표적인 천적 관계였다. SK는 2008년 5월25일부터 2009년 5월7일 1년여간 롯데전에서 무려 15연승을 내달렸다. 김성근 감독의 지휘아래 SK가 독보적인 1위로 군림하던 시기였으나 롯데 역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노피어 야구로 이 기간 동안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오른 강팀이었다는 것이 특이사항이다. 유독 롯데가 SK만 만나면 기를 펴지를 못했다. 김성근-로이스터 두 감독의 야구관이 상충했는데 SK가 롯데의 약점을 지독하게 파고들었다. 
이어 2000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이 신생팀이었던 SK를 상대로 14연승을 거둔 게 특정팀 연승-연패 4위 기록이다. 뒤이어 SK가 2010년 4월8일부터 2010년 7월30일까지 KIA 상대로 12연승을 달렸고, 롯데도 2011년 6월30일부터 2012년 5월20일까지 12연승으로 KIA만 만나면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KIA는 최근 3년간 특정팀 최다 연패에 3차례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역대 특정팀 상대 연승-연패 기록 상당수는 당대 최강팀과 최약팀이 얽혀있다. 18경기의 KIA-롯데, 16경기의 OB-삼미, 14경기의 두산-SK 관계가 그랬다. 올해 KIA가 삼성에 철저히 당하고 있는 것도 삼성이 리그 1위의 강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KIA가 롯데·삼미·SK처럼 전력이 아주 약한 최약체팀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외다. 전력차도 존재하지만 삼성만 만나면 움츠러드는 징크스까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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