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 팝니다'..연애팔이 연예인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08.11 09: 40

[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전 남친, 지금은 톱스타!", "과거의 여자친구가 지금도 연예인으로 활동 중..", "아이돌에게 숱한 대시 받았다!"
일부 연예인들이 각종 방송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주 늘어놓는 말이다. 상대의 실명은 비공개가 원칙이지만(?) 프로필이나 특징 등을 간단히 소개하며 호기심을 자극하곤 한다. 유명 아이돌이라거나,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여배우라거나, 5년 전 한 작품에서 만났다거나 하는 식의 단서만이 남는다. 연예인들의 이런 발언은 네티즌 수사대의 좋은 먹잇감이 되어 하루종일 온라인을 시끄럽게 만들기도 한다. 네티즌은 혈안이 된 채 A양, B군 찾기에 몰두하고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피해자도 속출한다. 종종 해당 발언을 한 주인공은 "내가 말한 A군은 그 사람이 아니다. 죄송하다"는 이상한(?) 사과까지 해야 마무리가 된다.
오늘도 많은 연예인들이 예능 프로그램이나 토크쇼, 인터뷰 등을 통해 헤어진 연인을 고백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MC와 출연진이 분위기를 조장하면, 못 이기는 척 털어놓는 연애사들은 순간 흥분 지수를 높인다. "어머, 그게 누구야?", "지금은 한류스타래.. C 아니야?" 등과 같은 추측이 난무하기 시작하고 종종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생각지 못한 길로 일이 커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하지만 전 연인을 팔아(?) 재미를 준 발언의 주인공은 포털의 검색어에 이름을 올리고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핫이슈로 부상하기 마련이다. 이젠 빤한 코스처럼 느껴지는 연애사 고백, 문제는 없을까.

문제는 이러한 연애사 팔이를 하는 주인공들의 상당 수가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연예인들이라는 점이다. 이슈를 만들기 위해,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는 기색이 역력하기만 하다. 물론 실제로 자연스럽게 연애나 사랑에 관한 토크를 나누다 우연히 얘기가 튀어나와 깜짝 고백을 하게 되는 경우들도 있다. 그러나 상당 수는 있지도 않은 연애사를 꾸며 말하거나 과장하고 각색해 토크 거리, 낚시용으로 써먹는 불순한 의도를 가졌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후일담이다.
물론 출연한 프로그램의 토크 주제나 취재진의 인터뷰 질문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과거의 연애사 고백이 문제될 것은 없다. 누구에게나 사랑, 연애, 결혼에 관한 이야기는 중요하고 흥미로운 화두 아닌가. 아름다웠던, 또 날카로웠던 첫키스의 추억을 회상하고 이를 듣는 이들과 함께 나누며 교감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전 연인 발언 때문에 실존하는 상대가 피해를 입거나 전혀 무관한 제 3자가 곤욕을 치는 케이스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정작 사생활은 보호받고 싶다는 그들은 왜 스무고개하듯 과거의 연애사를 말할까. 톱스타 남친이 있었다고 해서, 여러 아이돌 멤버들에게 대시를 받은 적이 있다고 해서, 지금은 유명 연예인인 그와 5년 간 사랑했다고 해서 현재의 내가 더욱 빛나는 걸까. 아니면 애초부터 그런 사랑 따윈 없던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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