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구의 메이저리그 선구자 노모 히데오(44)가 '친정팀' LA다저스에서 버블헤드 인형 행사를 갖고 시구까지 했다.
노모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다저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가졌다. 다저스 시절 등번호 16번을 달고 마운드에 오른 노모는 특유의 토네이도 투구폼으로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노모의 버블헤드 데이를 맞아 다저스타디움은 매진을 이뤘다.
일본 '시사통신'에 따르면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모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인 투수들에 대해 "스스로 컨트롤하며 잘 대처하고 있다"며 "다르빗슈의 투구는 나보다 레벨이 높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르빗슈 유(텍사스)는 올해 192탈삼진으로 이 부문 빅리그 전체 1위에 랭크, 노모의 개인 최다 236탈삼진(1995년)을 깰 기세다.

올해 메이저리그에는 일본인 투수들이 강력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다르빗슈 뿐만 아니라 구로다 히로키(뉴욕 양키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등이 모두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팀의 1~2선발 에이스급으로 활약하고 있다. 마무리로 11세이브를 올리고 있는 우에하라 고지(보스턴)도 서서히 그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일본인 투수 돌풍의 원조가 바로 1995년 다저스에서 신인왕을 차지한 노모다. 일본프로야구 출신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노모는 1995년 데뷔와 동시에 13승6패 평균자책점 2.54으로 활약하며 탈삼진 타이틀과 함께 아시아 최초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이후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노모는 한 차례 부침을 겪었으나 2001년 보스턴에서 두번째 탈삼진(220개) 타이틀을 차지하며 다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로 제2의 전성기를 보냈다. 2008년 은퇴하기까지 통산 123승으로 박찬호(124승)가 2010년 깨기 전까지 아시아 투수 최다승 기록이었다. 123승 모두 선발승으로 거뒀다는 점에서 더 의미 있었다.
특히 다저스 소속이었던 1996년 9월18일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다저스 역사상 10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남은 노히트노런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1년 4월5일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는 캠든야즈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두 번째 노히트노런을 작성, 역대 5명만이 이룬 양대리그 노히트노런 대기록도 세웠다.
오늘날 많은 일본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를 누빌 수 있는 데에는 노모의 선구자 활약이 컸다. 노모는 "내가 뛸 당시에는 별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그가 떠난 뒤 더 많은 일본인 투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MLB닷컴에 따르면 구로다도 "많은 일본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것은 노모가 문을 열어줬기 때문"이라며 그를 한껏 치켜세웠다.
노모는 "지금 돌아보면 당시 피터 오말리 구단주, 토미 라소다 감독 그리고 구단 직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 성적을 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적응을 도와준 다저스의 가족적인 분위기에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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