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롯데가 수도권 원정 4연전에서 1승 3패를 기록했다. 여전히 4위 넥센과의 격차는 2경기,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이번 주에 돌입하기 전 롯데의 최대고민은 4선발 찾기였다. '지키는 야구'를 표방하며 시즌을 시작한 김시진 감독이지만 4,5선발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면서 시즌 내내 여러 실험을 했다. 9월 중순 이후 연기된 경기들만 치르는 일정이라면 선발 3명으로 충분히 가능하지만 아직은 최소 선발투수가 4명에서 5명은 있어야 할 시기다.
금주 롯데는 4,5선발 자리에 고원준과 김사율을 시험 가동했다. 앞서 기용했던 김사율과 허준혁 가운데 김사율만 합격점을 받고 다시 기회를 받았고, 고원준은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며 1군 경기에 등판했다. 이 가운데 다시 김사율만 살아 남았다. 김사율은 10일 문학 SK전에서 4이닝 3실점을 기록했는데 투구내용은 합격점을 받은 반면 고원준은 9일 LG전에서 3⅓이닝 5실점을 기록한 뒤 바로 2군으로 내려갔다.

당분간 김사율은 선발진에서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문학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김사율이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3회까지는 직구 평균구속이 140km는 나오더라"면서 "아직은 한 경기당 80개 정도만 던지는데 나올 때마다 5개씩 투구수를 늘려가는 것이 과제"라고 밝혔다.
김사율의 선발등판 성적은 2경기에서 8이닝 4실점이다. 제구가 안정되어 있고 다양한 구종을 가졌기에 선발로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갑작스럽게 시즌 도중 선발로 몸을 맞춘 걸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일단 고민하던 4선발은 답을 찾은 롯데다.
그렇지만 구멍 하나를 채우니 또 다른 구멍이 생겼다. 생각지도 않던 좌익수다. 주전 좌익수 이승화가 10일 문학 SK전에서 무릎을 다쳤는데 아직 정밀검진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단 1군에서는 말소됐고 대신 황성용이 등록됐다. 11일 경기에서는 정보명이 선발 좌익수로 출전했다.
이승화는 공격에서의 아쉬움을 수비에서 완벽하게 보완해주는 선수다. 외야 수비능력 만큼은 발군의 능력을 자랑한다. 김 감독이 말한 '지키는 야구'에도 딱 들어맞는 선수다. 그렇지만 당장 대안을 찾아야 할 상황까지 왔다. 앞서 주전 좌익수였던 김문호도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에 롯데가 느낄 상실감은 더욱 크다.
당분간은 그 자리에 황성용과 정보명을 번갈아가며 기용하는 수밖에 없다. 또한 김대우 역시 좌익수 수비가 가능하다. 다음 주에는 신예 백민기와 조홍석의 1군 등록이 가능한데 그 선수들로 테스트를 해 볼 수도 있다. 다만 박준서는 현재 허벅지가 좋지 않아 외야 수비가 힘든 상황이며 이인구는 어깨 부상으로 퓨처스리그 출전도 못하고 있다.
구멍을 막을 수 있는 손은 하나인데 자꾸 구멍은 늘어간다. 시즌 막바지가 되면 부상선수가 나오는 건 불가피하지만 지금 롯데 전력으로는 큰 타격이다. 다만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기 보다 새로운 얼굴이 두각을 드러낼 기회가 될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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