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스-플라타의 '콜롬비아 커넥션'이 대전 시티즌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대전 시티즌은 1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2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서 0-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대전은 1승 8무 13패(승점 11)로 18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지며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보자면 대전의 절대적 열세 경기였다. 하지만 포항은 이날 중원을 책임지던 신진호와 황진성의 공백이 컸다. 초반 원활하지 못한 공격 전개와 대전의 빠른 역습에 고전하며 쉽지 않은 경기를 하는 듯 했다. 비록 후반 14분 황지수의 페널티킥으로 승리를 거머쥐긴 했지만 진땀나는 한 판이었다.

리그 최하위 대전이지만 '콜롬비아 커넥션' 아리아스-플라타 콤비의 가세가 포항을 밀어붙인 원동력이 됐다. 그동안 주앙파울로 혼자 고군분투했던 대전의 빈약한 공격이 콜롬비아 커넥션의 장착으로 한결 빠르고 날카로워졌다. 실제로 지난 성남전에서 2골을 먼저 내준 후 동점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이들 용병 콤비의 활약은 단연 두드러졌다.
이날도 아리아스와 플라타는 활발히 움직이며 전반부터 포항의 골문을 두들겼다.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골은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대전이 다음 경기로 이어지는 희망을 볼 수 있게 한 장면들이었다. 김인완 감독은 "아리아스와 플라타 모두 팀에 적응 잘하고 있다. 두 선수 다 한국형 멘탈이라 선수들과 사이도 좋고 팀을 자신들이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두 선수의 장점을 설명했다. 대전의 전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좋은 용병을 구해와야한다는 의지로 직접 콜롬비아행을 선택한 김 감독의 눈이 틀리지 않았았던 것.
사실 김 감독은 아리아스를 영입하러 갔을 때 그에게 대전이 처한 사정을 숨김없이 털어놨다. 자신의 실력을 인정해주는 모습과 팀을 구해야한다는 사명감은 아리아스를 한국으로 불러들이는 계기가 됐다. 한 때 콜롬비아 국가대표로 뛰었을 정도로 '클래스'가 있는 선수인만큼 책임감도 강했다.
이들 '콜롬비아 커넥션'의 가세로 대전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연패에 지쳐있던 선수들은 지지 않는 법을 배워가기 시작했고, 이날 비록 0-1로 패했지만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무너지는 모습보다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골을 쫓아 뛰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조금씩 자신감을 얻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라며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콜롬비아 커넥션'의 장착으로 변화의 첫 단추를 꿴 대전은 스플릿 라운드 이전까지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아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무서운 상승세의 '디펜딩 챔피언' FC서울과 일전을 앞둔 대전이 과연 '콜롬비아 커넥션'을 통해 승리를 일궈내고 잔류를 향한 희망가를 이어부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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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스-플라타 / 대전 시티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