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전설이 된 사나이 우사인 볼트(27, 자메이카)가 역대 최고의 전설에 도전한다.
볼트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 14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틀째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77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쟁자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이 볼트와 같이 0.163초 만에 스타팅 블록을 박차고 출발했지만, 볼트를 넘지 못하고 은메달에 그쳤다.
볼트의 금메달은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일이다. 디펜딩 챔피언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가 부상을 당했고, 타이슨 게이(미국), 아사파 파월(자메이카) 등이 약물 양성 반응으로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경쟁자가 없었던 만큼 볼트의 금메달은 무난해보였다.

하지만 볼트는 자신의 금메달이 경쟁자가 없어서 나온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예전 대회와 마찬가지로 예선과 준결승에서 여유로운 모습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던 볼트는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컨디션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맞춰져 있던 것처럼 볼트는 결승에서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은 9초77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전까지 볼트의 시즌 최고 기록은 9초85였다.
볼트의 도전은 100m 정상 탈환이 최종 목표가 아니다. 단지 시작일 뿐이다. 볼트는 남은 200m와 400m 계주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대회 3관왕이 되길 바라고 있다. 볼트는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도 100m와 200m, 400m 계주서 모두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만약 볼트가 200m와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게 된다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이력을 바꾸게 된다. 현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통산 6개의 금메달(2009 베를린-3개, 2011 대구-2개, 2013 모스크바 1개)을 갖고 있는 볼트는 총 8개의 금메달이 된다. 이는 미국 육상의 전설 칼 루이스의 8개와 같은 것으로, 루이스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통산 최다 금메달 획득 기록을 갖고 있다.
볼트로서는 루이스의 기록과 타이를 이룰 절호의 기회다. 이미 100m 금메달을 통해 절정의 컨디션을 갖췄다는 것을 입증한 만큼 200m에서도 압도적인 가속 능력을 선보이고, 400m 계주에서 동료들과 무난한 호흡을 보인다면, 루이스의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것도 큰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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