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실패했지만, 두 번의 실패는 하지마라."
김동섭(24, 성남 일화)은 지난 11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홈경기서 후반 30분 헤딩 결승골을 터트리며 성남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3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김동섭의 활약에 성남은 최근 5경기 연속 무승(2무 3패)의 부진과 홈 4경기 연속 무승(3무 1패)에서 탈출, 8승 6무 8패(승점 30)를 기록하며 7위 부산(8승 7무 7패)을 승점 1점 차로 추격하게 됐다.
최근 연속골로 물 오른 골감각을 선보인 김동섭이지만, 그의 마음은 고생이 심했다. 지난달 열린 동아시안컵 3경기 중 2경기에 출전했지만, 골을 넣지 못해 대표팀의 빈약한 득점력의 원인이라는 지적을 당하기도 했다. 대표팀이 3경기서 1골밖에 넣지 못했으니 최전방 공격수에게 당연히 비판이 가해질 수밖에 없었다. 김동섭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동아시안컵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에 대해 "역시 골이었던 것 같다. 골을 넣지 못해 비난이 있었다"고 답했다.

김동섭은 다시 기회를 잡았다. 오는 14일 열리는 페루와 친선경기에 원톱의 역할을 수행할 공격수로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웃고 있을 수만은 없다. 9월에 열리는 친선경기부터는 해외파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합류하는 만큼 페루전에서 홍명보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김동섭은 "예전에 올림픽에서 떨어졌을 때보다 (지금의 내가) 성장했다고 느끼셔서 이번에도 기회를 받은 것 같다"면서 "그 느낌을 보여드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 대표팀 승선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김동섭은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 "부담감은 없다. 내 실력을 보여주고 후회 없이 경기를 하고 오려고 한다"고 밝힌 김동섭은 "최근 계속 골을 넣다 보니 자신감도 많이 올라왔다. 대표팀도 처음 경험하고 나니 대표팀 선수인 만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준비를 많이 하는 만큼 최근 좋은 결과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섭의 대표팀 활약을 선수 본인 만큼이나 바라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동섭의 스승 안익수 성남 감독이다. 안익수 감독은 대표팀으로 잠시 떠나는 김동섭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건네기도 했다. 안 감독은 "한 번 실패했지만, 두 번의 실패는 하지마라"면서 "실패를 돌이켜보고, 그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라"고 짧으면서도 강렬한 말을 했다. 김동섭이 지난 날의 흔들림을 지우고, 본인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길 바라는 스승의 마음이 나타난 충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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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