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 끝, 'Again 2004' 꿈꾸는 넥센 오재영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8.12 07: 30

"그때 기분을 다시 되찾고 싶어요".
넥센 히어로즈 좌완 오재영(29)이 2004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을 때 팀은 우승을 했고 그는 10승 투수 반열에 오르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최고의 팀을 만난 최고의 신인이었다.
그후 어느새 그는 10년차 선수가 됐지만 그 사이 커리어는 크게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 팀도 해체와 재창단을 거쳐 넥센으로 바뀐 뒤 계속 하위권을 맴돌았다. 설상가상 그는 지난해 8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했다.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이제 팀과 자신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오재영은 지난 8일 1군에 합류한 데 이어 11일 목동 한화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정식 등록됐다. 지난해 8월 6일 1군에서 말소된 지 370일 만이었다.  그는 당시 계속된 팔꿈치 통증을 없애기 위해 수술을 받은 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빨리 마운드에 서고 싶은 초조함 속에 힘든 재활 과정을 거쳤다.
1년 간의 재활 끝에 그는 11일 경기에서 마운드에 다시 섰다. 오재영은 이날 7회에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동안 34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2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1km가 나왔고 슬라이더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그는 경기 후 "팔상태는 괜찮다. 오랜만의 등판이라 기분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재영은 이제 팀에서 가을 야구를 겪어본 몇 안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 역시 "2004년에 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저도 신인왕이 됐는데 이후로 별 게 없었다. 올해 늦게 합류하는 만큼 개인 성적은 상관없다. 팀의 4강 싸움에 보탬이 되고 싶다. 그때 기분을 다시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넥센은 12일 현재 4위에서 3위 두산을 한 경기 차로 쫓고 있고 5위 롯데에 2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힘을 내면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지만 반등 기회가 쉽게 오지 않고 있다. 선발진의 집단 부진과 이로 인한 불펜 과부하가 가장 큰 문제점이다. 이런 면에서 좌완 오재영의 가세는 팀에 엄청난 도움이다.
물론 그가 다시 팔에 통증을 느끼지 않고 팀의 허리를 탄탄히 책임졌던 예전의 모습을 완전히 되찾을 수 있을 때의 일이다. 일단 첫 단추는 잘 뀄다. 다시 돌아온 오재영이 팀과 자신의 절실한 바람을 담아 희망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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