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위 싸움이 초접전 양상이다. 삼성과 LG가 불과 1경기차로 1~2위로 붙어있는 것이다. 삼성의 지키기냐 아니면 LG의 뒤집기냐가 후반기 프로야구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두고 13~14일 대구구장에서 빅매치가 벌어질 예정이라 더욱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 삼성 3년 연속, LG 19년만의 도전
삼성은 페넌트레이스 1위가 익숙한 팀이다. 지난 1989년 단일리그 체제 이후 가장 많은 6차례나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올랐다. 모두 2000년대 이후 기록이라는 점에서 지금도 1위 지키기에 능한 경험있는 선수들이 많다. 지난 2년 동안 페넌트레이스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올해 최초의 3년 연속 1위를 노리고 있다.

반면 LG는 두 번의 페넌트레이스 1위 경험이 있지만 이미 20년이 훌쩍 지난 1990년과 1994년의 일이다. 페넌트레이스 1위는커녕 4강에 들지 못한 지난 10년의 세월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1994년 이후 19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1위로 한국시리즈 직행을 꿈꾼다. 1위 경험 있는 선수는 전무하지만 팀 분위기와 기세가 좋다.
▲ 닮은꼴 팀컬러와 외국인 투수 고민
삼성과 LG의 특징은 선수층이다. 몇몇 특정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모든 선수들이 고르게 활약하고 있다. 두 팀 모두 5선발이 꾸준하게 돌아가는 몇 안되는 팀들로 눈에 확 띄는 에이스가 없어도 꾸준함이 돋보인다. 양적-질적으로 풍부한 불펜은 지키는 야구를 완성한다. 타선도 좌타 라인이 중심이지만, 몇몇 선수가 빠져도 큰 티가 나지 않는다. 다만 삼성은 홈런과 장타, LG가 도루와 작전이 더 많다는 게 다른 점이다.
두 팀 모두 공통된 고민도 안고 있다. 외국인 투수 한 자리가 사실상 비어있는 것이다. 삼성은 에스마일린 카리대, LG는 벤자민 주키치가 2군에 있다. 외국인 투수 한 명 공백에도 팀 평균자책점 1~2위에 랭크돼 있는 건 그만큼 나머지 투수진이 탄탄하다는 증거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 한 명의 공백으로 갈수록 불펜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 상대전적은 LG가 6승5패 근소 우위
올해 상대전적에서는 LG가 삼성에 6승5패로 근소한 우위를 점소하고 있다. 삼성 타선이 LG만 만나면 침묵했다. LG전 팀 타율이 2할3푼4리로 나머지 8개팀 중에서 가장 낮았다. 팀 평균자책점 1위(3.62)에 빛나는 LG 마운드가 삼성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은 것이다. 여기에 홈스틸과 같은 허를 찌르는 작전에도 몇차례 당했다.
당장 13~14일 대구 2연전이 흥미로워졌다. 만약 LG가 2경기를 모두 가져간다면 1~2위 자리가 뒤바뀔 수 있다. 삼성은 좌타자가 많은 LG를 상대로 장원삼과 차우찬이 차례로 출격할 예정이다. 올해 삼성의 LG전 5승 중 장원삼이 2승, 차우찬이 1승을 책임졌다. LG는 잠수함 투수 신정락-우규민 등판이 유력하다. 우규민은 올해 삼성전 2경기 2승 11이닝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양 팀 모두 최상의 카드를 내세운 정면승부다.
▲ 쫓기는 삼성, 부담없는 LG 심리적 변수는
삼성과 LG는 대구 2연전 포함 앞으로 5차례 맞대결을 남겨놓았다. 1위 싸움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될 5경기. 하지만 아직 삼성이 39경기, LG가 37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맞대결 외에 나머지 경기에서 얼마나 승률을 높이느냐가 중요하다. 심리적으로 쫓기는 1위 삼성이 잃을 게 없는 LG의 부담 없는 추격전을 어떻게 뿌리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후반기 성적은 삼성이 11승5패로 10승5패 LG보다 1승 더 많다. 그러나 8월에는 LG가 7승2패를 거둔 사이 삼성이 4승4패로 주춤했다. 열흘 사이에 2.5경기가 좁혀졌다. LG의 분위기는 뜨겁다 못해 데일 정도고, 삼성이 절대로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카리대 실험' 같은 여유를 부릴만한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심리적인 압박감은 삼성이 지난 몇 년간 잘 극복해온 과제다. 89경기 소화를 기준으로 할 때 2011~2012년에도 2위에 1.5경기-3.5경기차로 쫓겼지만 마지막에 웃은 팀은 결국 삼성이었다. 하지만 6월 이후 33승13패 승률 7할대(0.717) LG를 결코 쉽게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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