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핫하다. 전국민을 상대로 시청률 사냥에 성공한 두 프로그램, tvN '꽃보다 할배'와 엠넷 '슈퍼스타K 5'가 매주 금요일 밤 불꽃튀는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월 5일 첫 방송된 '꽃보다 할배'는 예능이 젊은 방송인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완전히 깨부수고 H4(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를 국민 할배 대열에 올려놨다. '슈퍼스타K'의 경우, 우승자(팀)를 국민이 뽑게 하고, 국민이 원하는 슈퍼스타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지지 기반이 광범위하다.
국민들의 공감대를 기반으로 꾸려가는 만큼 시청률은 지상파를 위협하는 수준. '꽃보다 할배'는 지난 주 방영분에서 지상파를 눌렀으며, '슈퍼스타K'는 매 시즌마다 엄청난 화제몰이로 케이블이 만들어 낸 '공룡 예능'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 '꽃보다 할배', 황혼의 배낭여행에도 낭만이 있단다.
H4의 캐릭터는 확실하다. 이순재는 맏형이지만 에너지가 넘친다. 많이 걷고,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한다. 신구는 평화의 아이콘. 막내 백일섭과 이순재의 충돌을 사이에서 완화하고 분위기를 매끄럽게 만든다. 박근형은 알고보면 돌직구 화법의 달인이지만 아내밖에 모르는 로맨티스트고, 백일섭은 감정기복이 심한 심통 캐릭터다.
특정한 상황마다 이들의 캐릭터는 만화처럼 표현된다. 백일섭은 어떤 4차원 캐릭터보다 강하고 독한 행동을 하고, 이를 보는 H3의 표정이 평온하다는 게 웃음 포인트다. 아연실색이 된 짐꾼 이서진과 제작진의 모습과 대조를 이루면서 재미가 생긴다.
이와 함께 루브르 성당 등 유럽 명소들이 만들어내는 장관은 안방극장을 순식간에 낭만적으로 만든다. 젊어서는 살기 바빠서, 나이 들어서는 체력이 달려서 포기했던 여행이지만 절친한 이들과 찾은 유럽은 인생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장소가 됐다.
덕분에 '꽃보다 할배'는 지난 10일 방송된 6회 방영분으로 지상파 프로그램을 제압하는 힘을 발휘했다. 이날 방송은 최고 시청률 9.66%(닐슨코리아 케이블유가구 기준 집계), 평균 시청률 6.65%를 기록했다. 이는 동시간대에 방영된 KBS 1TV '9시뉴스'(평균 2.96%), KBS 2TV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평균 2.51%)보다 높다. 특히 수도권 최고 시청률은 최고 12.34%로, 10% 벽을 깼다.
# '슈퍼스타K 5', 원조는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
굴곡이 없는 참가자들이 쥐어짜낸 사연은 재미가 없다. 이는 지난 시즌에서 '슈퍼스타K'가 가장 많이 들어야 했던 비판이었다. 똑같은 바이브레이션과 똑같은 액센트로 노래를 하는 참가자들은 매력이 없다. 이건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문제점이다.
절치부심한 '슈퍼스타K'는 '기적을 다시 한 번'이라는 모토를 들고 나왔다. 초심으로 돌아가 원조의 품격을 드러내겠다는 각오다.
지난 9일, '슈퍼스타K 5'가 첫 방송됐다. 정비공으로 일하고 있는 박시환, 힘든 가정 환경 속에서 음악으로 위안을 얻는 이기림, 이푸름 자매가 출연했다. 59세의 참가자 김대성 스테파노가 등장했다. 원석의 느낌으로 노래를 잘하는 건 기본, 눈물을 자아내는 사연까지 가지고 있어 집중도가 높아졌다.
이렇듯 '슈퍼스타K'는 초반부터 사연있는 참가자들을 쏟아내며 공감대 형성을 위해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쫀쫀해진 '슈퍼스타K'만의 편집 기술은 긴장감까지 선사하며 몰입을 도왔다.
첫 회 성적은 좋았다. 평균 시청률 4.9%(닐슨코리아 케이블유가구 기준 집계)를 기록하며 올해 전파를 탄 엠넷 프로그램 중 최고 기록을 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6.0%로 동시간 대 케이블 채널 중 최고 수준이었다. 여기에 박시환, 조윤성, 정다희, 오광수, 박재정, 차정민 등 참가자들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로 포털 사이트에 노출됐던 것을 감안하면 또 한 번 '슈스케 광풍'이 몰아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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