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선발 빅3, 방망이도 리그 최정상급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12 13: 30

LA 다저스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는 선발 ‘빅3’의 종횡무진 맹활약이 계속되고 있다. 본업인 투수로서의 임무는 물론, 타격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돈 매팅리 감독을 웃음 짓게 하고 있다.
다저스 부동의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25)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서 8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2실점(1자책점) 역투로 시즌 11승(7패)째를 따냈다. 내셔널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의 소유자인 커쇼의 평균자책점은 1.88까지 떨어졌다. 경기 초반에는 노히트 행진을 이어가며 경기 흐름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사실 커쇼는 기록에 비해 승리가 적은 대표적인 투수로 손꼽힌다. 다저스 타선이 커쇼를 제대로 지원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1.91과 피안타율 1할8푼8리,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0.88이라는 환상적인 기록을 냈음에도 커쇼는 7번이나 패전을 기록했다. 다저스 타선은 커쇼가 나선 경기에서 평균 3점 정도를 내는 데 그쳤다. 이는 크리스 세일(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이은 최소 득점 지원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다저스가 8점을 뽑으며 커쇼에 넉넉한 점수를 지원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커쇼 스스로의 공도 있었다. 커쇼는 2회말 2사 2,3루에서 상대 선발 제레미 헬릭슨의 체인지업을 통타해 2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이날의 결승타였다. 만약 여기서 커쇼가 안타를 치지 못했다면 다저스의 타격 흐름은 끊길 수 있었다. 그러나 커쇼의 활약에 힘입어 다저스 타선은 다시 힘을 낼 수 있었고 결국 이후 6점을 뽑아내며 무난한 승리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다저스 선발 투수들이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이제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미 10승 고지를 넘어선 세 명의 투수(클레이튼 커쇼, 류현진, 잭 그레인키)는 리그에서도 정상급 타격 솜씨를 뽐내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역시 그레인키다. ‘대타’로 등장하기도 했던 그레인키는 20경기 39번의 타석에서 무려 15개의 안타를 쳤다. 그리고 6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5개의 볼넷을 골라내 타자 못지않은 선구안을 과시 중이다.
그레인키는 타율 3할8푼5리, 출루율 4할6푼7리, 장타율 4할3푼6리를 기록하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0.903으로 투수 중 OPS가 0.800을 넘는 유일한 선수다. 물론 타자들과의 비교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투수 중에서는 군계일학의 타격 솜씨를 뽐내고 있는 것이다. 10승에 평균자책점 3점대 초반으로 투수로서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그의 가치를 더 높이는 요소다.
류현진과 커쇼도 만만치 않은 타격 실력이다. 류현진은 42번의 타석에서 9개의 안타(타율 .214)를 기록 중이다. 9개의 안타는 리그 전체 공동 8위에 해당되는 성적이다. 40타석 이상에서 2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 중인 투수는 류현진을 포함해 전체 5명밖에 없다. 커쇼도 이날 1안타와 2타점을 추가했다. 6타점은 트래비스 우드(시카고 컵스·8타점), 테일러 챗우드(콜로라도·7타점)에 이은 리그 3위 기록이다. 말 그대로 대단한 트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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