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예능프로그램이 새 단장에 들어갔다. 한때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대표 토크쇼는 폐지되고, 관찰예능과 리얼 버라이어티가 늘어날 전망이다.
'일밤'의 성공으로 예능강자로 떠오른 MBC는 주로 평일 예능프로그램의 개편을 준비 중이다. 먼저 대표 토크쇼 '황금어장 무릎팍도사'를 폐지시킨다. '무릎팍도사'는 지난 2007년 1월 첫 방송된 후 2011년 10월까지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MC 강호동의 잠정 은퇴와 함께 1년간의 휴지기를 가졌고, 지난해 11월 말부터 방송을 재개했지만 낮은 시청률과 게스트 섭외의 어려움을 겪으며 폐지수순을 밟았다.
오는 22일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있는 '무릎팍도사' 후속으로는 스타와 시청자들의 사연을 콩트로 구성한 프로그램인 '스토리쇼 화수분'이 편성됐다. '화수분'은 지난 1일 파일럿 편성됐을 당시 배우 김갑수와 방송인 서경석, 김성주, 정준하, 애프터스쿨 멤버 유이가 MC로 나서 스타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콩트로 재미있게 풀었지만 2%대 낮은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 8일 마지막 방송을 마친 '고향을 부탁해' 후속으로는 김성주가 진행하는 '도전! 발명왕'이 편성됐다. 이 프로그램은 목요일 오후 6시 20분에 방송되는 전국 발명 자랑쇼로, 생활 밀착형 발명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 일요일 오전 9시대에 방송되고 있는 '블라인드 테스트쇼 180도' 역시 폐지가 확정됐다. '블라인드 테스트쇼 180도'는 소비자를 대신할 입담 좋은 MC들이 전국에 포진한 생활의 고수들의 조언을 얻어 동일 품목의 최고가 물건과 최저가 물건을 감정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10월 추석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후 지난 1월 15일부터 정규 편성됐다.

SBS는 시청률이 낮았던 토크쇼를 폐지시키고, 리얼 버라이어티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아직 파일럿으로 준비 중인 대부분의 프로그램의 편성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꽤 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먼저 '땡큐'를 폐지시키고, 그 자리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슈퍼매치'를 내보낸다. '슈퍼매치'는 선·후배 가수가 팀을 이뤄 경연을 통해 우승자를 가리는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오는 16일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편성돼 첫 방송된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인기를 끌었던 MBC '일밤-나는 가수다'와 KBS 2TV '불후의 명곡'에 이은 가수들의 경연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6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됐던 '월드 챌린지-우리가 간다'는 정규편성을 확정지었다. '우리가 간다'는 볼거리, 먹거리 소개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적 미션에 도전해 치열한 경쟁을 통 세계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재해석, 재창조함으로써 우리 문화를 더욱 가치 있게 발전시키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방송 당시 3.9%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재정비 후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연예인들이 소방관의 삶을 체험하는 내용의 새 예능프로그램 '심장이 뛴다'도 방송을 앞두고 있다. '심장이 뛴다'는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MBC '일밤-진짜 사나이'와 같은 리얼 체험버라이어티로, 단순히 연예인이 소방관이 되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희생의 숭고함과 생명의 고귀함, 자연 앞에서의 겸손함으로써 불안한 현대 인간을 정화하는 프로그램이다. 배우 박기웅, 조동혁, 최우식, 이원종 등이 출연을 확정지었으며 내달 초 2부작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현재 군대를 체험 중인 '진짜 사나이'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처럼 '심장이 뛴다'가 SBS 예능에 새바람을 불어 넣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KBS는 다른 방송사와 같은 장르지만 소재의 다양성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아직 편성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여행·아빠·중매 등을 소재로 한 새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먼저 최근 케이블채널 tvN에서 방송돼 인기를 끌고 있는 '꽃보다 할배'의 인기를 이어갈 여성 연예인들의 여행버라이어티 '마마도(가제)'를 준비 중이다.
또 '일밤-진짜 사나이'의 인기에 힘입어 KBS 역시 리얼 체험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경찰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으로, 경찰서를 찾아 그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일밤-아빠! 어디가?'처럼 연예인 아빠들을 소재로 한 '아빠의 자격'도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아빠의 자격'은 아빠들이 평소 소홀히 했던 가사를 직접 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담은 관찰 리얼 버라이어티로, 출연진이 낯선 가사와 육아에 도전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계획. 이휘재와 추성훈, 장현성, 이현우가 현재 촬영 중이다.
뿐만 아니라 미혼 남녀가 사랑을 찾아가는 중매 프로그램인 '너는 내 운명'도 출연진을 확정지은 상태다. '너는 내 운명'은 연예인과 일반인을 매칭시켜주는 프로그램으로, 김완선과 양상국이 첫 회의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또 유부남들의 로망을 충족시켜줄 요트 여행기도 기획 중이다. 결혼한 남성 5~6명이 요트를 타고 남해를 여행하는 콘셉트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대리만족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MBC가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의 흐름을 잡고 있어서인지 KBS와 SBS 역시 다수의 관찰 예능과 리얼 체험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과연 가을개편을 맞아 출격을 앞두고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예능계에 새바람을 일으킬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e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