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김주성, "한국 농구의 비가 드디어 그쳤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8.12 20: 18

한국 농구 대표팀이 16년 만의 세계무대 진출권을 안고 금의환향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한국은 지난 11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3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ABC) 3-4위 결정전서 대만을 75-57로 완파, 상위 3개국까지 주어지는 남자농구월드컵 출전 티켓을 얻었다. 1998년 그리스 세계선수권 이후 16년 만의 쾌거다. 한국은 이듬해 8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2014 남자농구월드컵을 통해 세계 무대를 노크한다.
대표팀 최고참 김주성은 입국 후 기자들과 인터뷰서 "한국 농구의 비가 드디어 그쳤다. 그 비를 그치게 하기 위해 더 죽기 살기로 하고 왔다. 다행히 죽지 않고 돌아와 좋은 기회를 잡은 것 같다(웃음)."고 소감을 밝혔다.

김주성은 이번 대회에서 체력 안배로 많은 시간을 뛰지는 못했지만 나오는 경기마다 존재감을 발휘했다. 12명의 한국 선수 중 3번째로 많은 75득점과 2번째로 많은 39리바운드를 잡아냈다. 또 젊은 선수들을 하나로 이끌며 베테랑의 표본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김주성은 "확실히 젊은 대학생들이 열심히 해줬고, 나를 비롯해 (양)동근이, (조)성민이가 리딩을 하면서 잘 어우러졌다.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이듬해 열리는 아시안게임이나 스페인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많이 생겼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주성은 3위가 확정된 이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지난 1998년 대학생 1학년의 신분으로 첫 세계 무대를 맛본 뒤 16년 만의 세계무대 진출이 확정된 뒤였다. 김주성은 "16년 동안 묵었던 체증이 풀리면서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벅찬 가슴은 한동안 계속 됐고, 지금도 진하게 남아있다"면서 당시의 감동을 그대로 전달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농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자명하다. 이제 남은 것은 이 관심을 국내 농구에 끌어 들이는 것이다. 김주성은 "프로-아마 최강전 대회도 있고, 정규시즌도 다가왔다"면서 "우리에게 더 큰 몫이 생겼다. 농구 인기를 끌어 올려서 열정적인 팬들이 많이 생기도록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탁월한 경기 운영으로 찬사를 받은 '만수' 유재학 감독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3년 전 유재학 감독님에게 많은 것을 배웠는데 이번에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감독님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카리스마, 전술, 전략을 보았다"는 김주성은 "우리들도 감독님에게 많이 배우고 따랐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호성적을 은사의 공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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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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