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전 앞둔 홍명보호, 주목할 새 카드는?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8.13 06: 59

페루전을 하루 앞둔 홍명보호, 주목할 새 카드는 누구일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1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페루와 친선 경기를 벌인다.
두 가지를 주목해야 한다. 하나는 동아시안컵서 검증됐던 이들의 경쟁력을 재차 확인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새로 합류한 얼굴들의 활약상이다. 맞물려 과제로 떠오른 결정력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느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홍 감독은 동아시안컵을 마친 뒤 "선수들의 점검은 모두 끝났다"고 했다. 일리가 있었다. 동아시안컵 때 23인 명단을 꾸렸던 홍 감독은 서브 골키퍼 이범영을 제외하고는 모든 선수들을 실험했다.
내용이 더 중요한 대회였다. 결과는 2무 1패로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그래도 희망을 봤다. 홍명보호 1기는 동아시안컵을 통해 분명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다만 전제가 깔려있다. 3경기 1골의 결정력 부족이 해결된다는 가정 하에서다.
페루전도 유럽파는 없다. 동아시안컵 때와 마찬가지로 K리거, J리거가 주축이다. 시즌 개막을 앞둔 유럽파에 대한 홍 감독의 배려였다. 때문에 결정력에 대한 온전한 평가는 어렵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유럽파를 제외한 선수들의 경쟁력을 시험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주목할 새 카드가 있다. '포항의 메시' 조찬호(27)가 첫 손에 꼽힌다. 측면 공격수인 그는 빠른 주력, 결정력, 화려한 개인기 등을 두루 지녔다. 올 시즌 K리그 21경기에 출전해 9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포항의 선두 질주에 일등공신 노릇을 하고 있다. 홍명보호의 골가뭄 해결사로 손색이 없다.
동기부여도 명확하다. 동아시안컵 40인 예비명단에 들고도 끝내 부름을 받지 못했던 그는 페루전을 앞두고 생애 두 번째 태극 마크를 달았다. 지난 2011년 3월 25일 온두라스와 친선 경기 이후 2년 4개월 여 만의 A대표팀 승선이었다. 페루전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9월 열리는 평가전에는 유럽파가 합류한다. 조찬호의 동포지션에는 이청용(볼튼)이라는 쟁쟁한 날개가 있다.
예열은 마쳤다. 조찬호는 지난달 31일 강원전서 5개의 슈팅으로 3번 그물을 출렁이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대구와 대전전서는 3개의 슈팅을 모두 골문 안으로 연결했다. 앞서 경남과 FA컵 8강전서는 날카로운 오른발 크로스로 고무열의 결승골을 도왔다. 발끝이 살아있단 증거다. 페루전서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매는 이가 한 명 더 있다. '바람의 아들' 이근호(28, 상주)다. 동아시안컵 때는 홍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홍감독은 대회 내내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자 베테랑 공격수 이근호에게 SOS(긴급 도움 요청)를 보냈다. 태극 마크만 달면 훨훨 날았던 그다. 하지만 월드컵 기억은 아픔으로 남아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 예선에서 맹활약하고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기간에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브라질월드컵 본선 무대는 꿈 그 자체다.
이근호는 올 시즌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 득점 공동 선두(11골)를 달리고 있다. 엄연히 명과 암이 존재했다. 챌린지는 클래식(1부리그)보다 확실히 수준이 낮다. 이근호는 챌린지에서 골을 많이 넣고도 경기 감각을 쉽게 끌어 올리지 못했다. A대표팀의 빠른 템포와 한차원 높은 축구에 적응하지 못했다.
절치부심했다. 페루전 20인 명단 가운데 A매치에 50회 이상 출전한 이는 골키퍼 정성룡(53회)과 이근호(51회)가 유이하다. 이근호는 지난 12일 첫 훈련을 앞두고 "내 몫을 잘 알고 있다. 브라질월드컵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1년 뒤이기 때문에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 "챌린지에 너무 적응된 것 같다. 경기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 골이든 활로 개척이든 어떤 역할이든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근호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dolyng@osen.co.kr
조찬호-이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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