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을 통해 '허당', '기린' 등의 별명을 얻은 이광수이지만 그는 뭐니뭐니해도 배우였다.
이광수는 지난 12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에서 왕좌에 오르기 위해 왕에게 아부를 떠는가 하면 자신의 편을 만들기 위해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며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불의 여신 정이'에서 탐욕스러운 왕자 임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는 이광수는 이날 방송에서도 왕좌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임해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비록 그리 많은 분량에 출연하진 않았지만 이광수의 연기는 임해 캐릭터가 어떠한 인물인지를 보는 이들에게 제대로 각인시켰고 앞으로 임해가 어떤 식으로 극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증폭하게 만들었다.
우선 선조(정보석 분) 비위를 맞추는 말로 임해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해냈다. 차의 맛이 어떻냐고 물어보는 선조에게 그는 "차 맛이 아주 맛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찻잔이 너무 화려해서 맛이 오히려 죽는다"라고 선조가 말을 하자 이내 "잔이 화려해서 맛을 못느끼겠다"고 금세 말을 바꿔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어머니인 공빈이 아끼던 찻잔을 가져오라는 선조의 말에는 왕좌에 한발짝 더 다가간 것이라며 기뻐하는 인해였다. 그는 "아바마마가 아직 어마마마를 잊지 않으신거다. 이렇게 왕위에 오르게 되다니"라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광해(이상윤 분)와 유정(문근영 분)을 이어주려고 말하는 모습에서도 그의 연기력은 빛을 발했다. 능청스럽게 "너 그 공초군이 남자가 아닌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라며 두 사람을 엮으려 했고 속으로는 "둘이 잘돼야 아바마마가 너를 내치실테니"라고 말하며 음흉한 미소를 지어보여 시선을 모았다.
능청스러움 뿐만 아니라 카리스마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인빈(한고은 분)의 편에 서 있는 이평익(장광 분)을 은밀히 만나 자신의 편으로 회유하면서 그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런닝맨'에서의 이광수는 배우의 옷을 잠시 벗고 '예능인'의 옷을 입은 느낌이다. 그만큼 이광수는 '런닝맨'에서 없어서는 안될 예능의 한 축을 담당하며 남다른 예능감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역시 그의 본업은 배우였다. 브라운관에서 캐릭터를 안정적인 연기로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그의 모습은 '허당 기린'과 동일인물인지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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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여신 정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