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시 13승15패' 한화, 결국 홈런 쳐야 이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8.13 06: 13

어느 단체 어느 집단에서든 전통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오랜 기간 축적돼 쌓이고 전해지는 전통은 가장 강한 무기가 되곤 한다. 
한화의 전통은 역시 '다이너마이트'라는 이름으로 대변되는 강타선이었다. 그 중에서도 홈런이 가장 돋보였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대전구장의 장점을 활용, 홈런 한 방으로 상대의 기를 꺽어놓는 게 트레이드마크였다. 대전구장에서 한화를 상대하는 팀들은 긴장의 끈을 늦츨 수 없었다. 
그러나 한화는 올해 구단 사상 처음으로 팀 홈런 최하위가 될 위기에 처했다. 올해 87경기에서 팀 홈런이 32개로 9개팀 중에서 최하위. 산술적으로 한화의 팀 홈런은 47개가 가능한 페이스인데 이는 창단 첫해였던 1986년 46개를 겨우 넘어서는 수치다. 당시에는 108경기 체제로 지금보다 20경기나 덜 치렀다. 

그렇다면 한화에 홈런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일까. 한화가 홈런을 친 것은 28경기밖에 안 된다. 하지만 이 28경기에서 한화는 13승15패로 승률 4할6푼4리로 선전했다. 시즌 팀 승률(0.302)보다 훨씬 높다. 홈런을 2개 이상 터뜨린 4경기에서는 3승1패로 승률이 더 높아진다. 즉 홈런이 한화 승리의 해답이 되는 것이다. 
당장 지난주에 승리한 경기만 보더라도 홈런 힘을 확인할 수 있다. 14-2로 대승한 9일 대구 삼성전에는 3회 송광민의 스리런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6-3으로 이긴 11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송광민이 2회 선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다. 송광민은 지난 7월11일 대전 두산전에서도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만루홈런을 치며 완승을 견인한 바 있다. 
한화는 후반기 장종훈 타격코치가 1군으로 올라온 이후 팀 타율 3할을 마크 전반기보다 확실히 나아진 타격으로 상대에 위협을 주고 있다. 홈런도 소폭이나마 늘었다. 경기당 평균 홈런이 전반기 0.35개에서 후반기 0.46개로 증가했다. 송광민이 3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김태균과 이대수가 각각 2개와 1개씩 홈런을 때렸다. 
한국프로야구 최초 3년 연속 홈런왕과 함께 40홈런 시대를 연 장종훈 타격코치는 "결국 우리팀은 홈런을 쳐야 한다. 김태균·최진행·김태완 등이 해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발 빠른 선수가 많지 않고, 병살타가 많은 팀 특성상 한 번에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장타, 그것도 홈런이라면 한화에는 최상의 득점 방법이다. 
언제든 홈런 칠 수 있다는건 상대 투수를 압박하는 부수적 효과를 가져다준다. 무엇보다 경기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힘이 있다. 그것이 바로 한화의 전통이었다. 한화는 팀 홈런 1위를 5번 차지했는데 2008년을 제외하면 모두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그 중에 3번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한화에는 홈런이 답이다. 
waw@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