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힐링’ 떠난 한혜진, 우직한 돌직구 그리울 거예요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08.13 07: 37

배우 한혜진이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 안방마님 자리를 내놓고 떠났다. 결코 짧지 않은 2년이란 시간을 함께 한만큼 한혜진은 펑펑 울었다.
한혜진은 지난 12일 배우 김광규 편을 끝으로 2011년 7월 18일부터 ‘힐링캠프’와 2년 동안 잡고 있었던 손을 놓았다. 이날 마지막 방송도 역시나 한혜진다웠다. 미워할 수 없는 돌직구 입담과 배려를 적절히 섞어가며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요즘 토크쇼가 점차 사라지는 가운데 ‘힐링캠프’가 2년 이상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데는 자연 속에서의 편안한 토크, 이경규의 노련한 진행 등도 큰 역할을 했지만 한혜진만의 거친(?) 힐링 진행스타일도 한 몫 했다.

게스트들의 얘기를 진지하게 들으며 진심을 담은 리액션을 하다가도 갑자기 돌변해 돌직구 질문을 던져 게스트들을 당황스럽게 하기도 했지만 이 같은 솔직한 진행스타일로 게스트들로부터 다양한 답변을 이끌어 내며 화제를 만들어냈다.
사실 한혜진이 ‘힐링캠프’ MC로 캐스팅 됐을 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간 한혜진이 특별히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프로그램을 이끌어 본 적이 없어 그의 예능감이나 진행력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혜진의 자리는 자칫 얼굴마담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대중의 걱정은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수그러들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혜진은 단순히 게스트들의 얘기에 리액션만 해주는 MC가 아니었던 것. 방송 초반 자신의 포지션을 확실히 잡았다. 게스트들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정곡을 찌르는 촌철살인 멘트와 천진난만하면서 단순명쾌한 돌직구로 이경규와 김제동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 박근혜 대통령과 국회의원 문재인에게 각각 “일을 많이 하시니까 ‘야근해’ 어때요?”, “이제는 1인자가 되셔야 되잖아요. ‘문제일’ 어때요?”라고 두 사람에게 ‘야근해’, ‘문제일’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한혜진의 돌직구는 시청자들까지 놀라게 했지만 두 정치인을 시청자들에게 더욱 친근한 인물로 만드는 힘을 발휘했다.
법륜스님에게는 “여자친구 사귀어 본 적 없으시죠?”라고, 배우 이병헌에게는 “중국에서 이름이 이빙신이라면서요”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발언들을 쏟아내기도 했다. 어느 예능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선하고 파격적인 진행스타일이었다.
이뿐 아니라 한혜진은 버럭 이경규를 잡는 유일한 MC였다. 한혜진은 대본을 안보고 녹화에 임한 이경규에게 한 마디 하고 이경규가 헤어밴드와 머리핀을 직접 착용하는 시범을 보이자 “요새 진짜 열심히 하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솔직하고 재치 넘치는 발언들로 시청자들을 비롯해 게스트, MC들까지 들었다 놨다한 한혜진. 이들 모두 당분간 한혜진의 화려한 돌직구 입담을 그리워할 것 같다.
kangsj@osen.co.kr
SBS ‘힐링캠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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