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봉준호의 힘이다. '설국열차'가 7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뒀다. 2위로 따라붙는 하정우의 '더 테러 라이브'도 지칠 줄 모르는 기세를 자랑한다. 진정한 쌍끌이 흥행이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달 31일 개봉한 '설국열차'는 12일 하루 25만 6283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누적 관객수는 670만 1661명에 달해 어느새 700만 돌파를 앞뒀다. '더 테러 라이브' 역시 이날 17만 8343명의 관객을 모아 2위 자리를 지켰다. 누적 관객 수는 400만 9889명.
봉준호가 끌고 하정우가 밀며 한국영화 두 편이 8월의 극장가를 시원하게 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설국열차'는 우리 배우 송강호와 고아성 외에도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존 허트 등 세계적인 배우들이 이름 값을 해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지만 아무래도 관객들을 흡인하는 직접적인 힘은 봉준호 브랜드에서 기인한다는 평이 지배적. 반면 '더 테러 라이브'의 경우 '대세' 하정우의 신들린(?) 연기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 경향이 압도적이다. 신인 감독이지만 첫 상업 영화 데뷔작에서 꽤나 매끄러운 연출력을 보여준 김병우 감독에 대한 호평도 들리기 시작했다.

'봉테일', '봉준호 스타일'에 대한 엇갈린 평가들이 이어지면서 '설국열차'의 동력을 만들어내는 분위기. 영화에 대한 해석과 의견이 분분해 아직 '설국열차'를 관람하지 않은 대중의 호기심을 부채질하는 중이다. 관계자들은 이 같은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새로운 관객 무리를 생성해내며 다시 보는 재관람 열풍까지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한다.
'더 테러 라이브' 역시 제작비나 규모 면에서 '설국열차'에 비해 훨씬 소소하지만 기대이상의 흥행력을 과시하며 놀라움을 자아낸다. 마포대교 폭탄 테러라는 소재, 그리고 이를 생중계 하는 앵커의 이야기가 관객들의 구미를 당긴 데다 하정우의 믿고 보는 연기력이 흥행에 날개를 달았다. 결국 '설국열차'에 만만치 않은 흥행 성과를 내고 있고 제작비나 규모 대비 경쟁작을 상대로 오히려 우월한 성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계는 두 화제작이 같은 시기에 서로 맞불 개봉을 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봉준호와 하정우라는 브랜드가 각각의 파워를 지니고 경쟁 구도를 만들어 홍보하게 되면서 오히려 더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는 것.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도 계속되고 있다. 쌍끌이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가 개봉 3주차에 접어들면서 꾸준히 윈윈해나갈 수 있을지, 흥행 추이에 관심이 모아진다.
issu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