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배고프다. 물론 결과도 중요하지만 팀을 만들어가는 시점에서 선수들과의 신뢰를 쌓는 것 역시 굉장히 중요하다."
홍명보호 2기는 오는 1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페루와 평가전을 치른다. 전날 가벼운 회복 훈련에 중점을 뒀던 홍명보호는 13일 오후 최종 훈련을 통해 베스트 라인업의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훈련 전 기자들과 인터뷰서 "동아시안컵을 끝내고 페루와 만남이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의 과정으로 좋은 경기가 될 것이다. 좋은 전력을 갖고 있는 페루는 최적의 상대다"라며 결전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화두는 결정력이다. 홍명보호 1기는 동아시안컵을 통해 결정력 부족의 과제를 떠안았다. 미드필드와 수비진은 합격점을 받았다. 홍 감독은 "기본적인 틀을 갖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판단하겠다. 미드필드는 하대성 이명주가 체력적으로 어느 정도 받쳐줄 지, 수비는 부상이 문제다.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공격 조합에서 선수가 바뀔 것이다"라고 밑그림을 그렸다.
주어지는 시간이 몇 분이든 최선을 강조했다. "선수들한테 어느 정도 시간이 돌아갈지는 알 수 없다. 주어지는 시간이 얼마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서 자기 역할을 알아갈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 만족한다"는 홍 감독은 "예를 들면 경기 도중 상황 인식에 대해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면 기술적으로 운영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동아시안컵서 일본과 1-1로 비기고 있을 때가 떠오른다. 당시 추가시간 5분이 남았을 때 경기 운영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말로 이겨야 하는 경기인지, 마무리를 해야 하는 경기인지 판단해야 한다. 이런 것을 알고 운영하는 것과 무작정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아직 우리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경험적인 부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한국은 종료 직전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며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홍명보호는 동아시안컵 때 이전 대표팀과는 분명 달라진 내용으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3경기 1골, 2실점, 2무 1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홍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이 결과에 대한 신경을 안 쓰는 것은 말이 안된다. 결과가 말을 해준다. 결과를 통해 팬들의 신뢰를 잃어갈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선수들과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배고프다. 물론 결과도 중요하지만 팀을 만들어가는 시점에서 선수들과의 신뢰를 쌓는 것 역시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언론에서 밝혀졌듯 독일 출장 등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페루전이 끝나고 16일 독일로 간다. 7월에 잡아 놓은 계획이다. 9월에는 A매치가 끝난 뒤 영국으로 간다. 영국에 선수들이 더 많아 독일보다는 조금 더 오래 있을 것이다. 손흥민과 아직까지 만나서 얘기한 적은 없다. 다만 그 선수만을 위해서 가는 것은 아니고, 구자철 박주호도 보기 위해서다. 감독으로서 한 번씩 만나서 우리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설명해줘야 할 필요도 있고, 선수들의 상태도 봐야 한다"면서 "아쉬운 점은 유럽에 있는 선수들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내일 경기를 간절하게 준비하는 선수들도 있다. (독일행 언론보도) 얘기가 어디서 먼저 나온지는 모르겠지만 시기상으로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다. 내일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에게는 미안하다. 일단 계획은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청사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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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