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좋을 때의 모습을 방불케하는 위력투였다. 김광현(25, SK)이 호랑이 킬러의 면모를 재확인하며 시즌 8승 요건을 갖췄다.
김광현은 1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4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8승 요건을 갖췄다. 통산 KIA와의 25경기에서 14승6패 평균자책점 2.75로 강한 면모를 선보였던 김광현은 지난 6월 16일 광주 KIA전 4이닝 9피안타 6실점의 부진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55㎞ 나왔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아보였다. 좋은 몸 상태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정상호와의 찰떡 궁합을 과시하며 힘으로 KIA 타선을 윽박질렀다. 총 9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다시 썼다. 제구도 뛰어났다. KIA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루킹 삼진도 4개였다.

1회가 아슬아슬했다. 1사 후 김선빈에게 볼넷, 안치홍에게 좌중간 안타, 나지완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이범호의 장타성 타구를 좌익수 김상현이 걷어내며 희생플라이로 1점을 주는 것으로 1회를 마무리했다. 결정적인 수비 하나였다.
2회부터는 자신감을 찾았다. 2회 차일목 김주형 이종환을 모두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김주형을 삼진으로 처리한 공은 153㎞가 찍혔다. KIA 타자들의 방망이가 따라가지 못한 속도였다. 3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김광현은 4회와 5회 각각 삼진 2개씩을 곁들이며 쾌조의 피칭을 이어갔다.
마지막 고비는 7-1로 앞선 6회였다. 김선빈 안치홍에게 볼넷, 나지완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만루의 위기에 몰린 김광현은 이범호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 때 1점을 내줬다. 그러나 평정심을 되찾은 김광현은 신종길을 루킹 삼진으로, 차일목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고 실점을 최소화했다.
투구수는 97개였고 직구(최고 155km), 커브(112~118km), 슬라이더(120~142km), 투심패스트볼(125~143km)을 섞어 던졌다. SK는 김광현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에 힘입어 7회 현재 7-2로 앞서 있다.
skullboy@osen.co.kr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