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3일. 조동찬(30, 삼성 내야수)은 이날의 아픔을 잊을 수 없다. 그토록 바라던 모든 게 산산조각이 나게 된 악몽과 같은 하루였기에.
조동찬은 이날 LG와의 홈경기에 7번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1회 삼진, 3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던 조동찬은 5-12로 크게 뒤진 5회 2사 2,3루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LG 선발 벤자민 주키치의 4구째를 잡아 당겼다.
3루 강습 타구를 때린 조동찬은 1루에서 문선재와 충돌해 왼쪽 무릎을 크게 다쳤다. 조동찬은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온 힘을 다해 왼팔을 1루 베이스로 쭉 뻗었다. 팀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면 안된다는 일념 하나로.

결국 들것에 실려나간 조동찬은 구단 지정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부상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관계자는 "왼쪽 무릎 인대가 손상됐고 무릎 일부에 뼛조각이 보인다는 진단을 받았다. 내일(14일) MRI 촬영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동찬은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게 된다. FA에 관한 물음마다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대답하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 생애 첫 FA 자격을 획득하는 만큼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 올려 만족할 만한 대우를 받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
어엿한 한 가정의 가장이 된 만큼 그 책임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크다. 그리고 12월 8일 아내 김하연 씨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 부건이와 딸 서윤이와 함께 웨딩 촬영을 하는 게 소박한 꿈이었다.
부상을 당한 곳은 과거에 다쳤던 부위이기도 하다. 경기 후 조동찬에게 '괜찮냐'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더니 '많이 아파요. 아까 너무 아파서 정말 오랜만에 울었어요'라는 답장이 왔다. 평소 자기 표현이 서툰 그가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는 걸 단 번에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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