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6 대패 속 얻은 소득, 김현우의 재발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8.14 10: 40

쓰라린 패배 속 한 줄기 빛과 같았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김현우가 13일 대구 LG전서 깜짝 호투를 선보였다.
10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1군 승격의 기회를 얻은 그는 이날 경기에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는데 성공했다. 사실상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주눅들지 않고 자신이 가진 능력을 마음껏 보여줬다는 건 박수받을만 했다. 최고 148km의 묵직한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는 일품.
5회 1사 만루 위기에서 삼성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현우는 문선재와 윤요섭을 각각 헛스윙 삼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 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6회 선두 타자 오지환에게서 우월 솔로 아치를 얻어 맞았지만 조금도 동요되지 않았다. 평정심을 되찾은 김현우는 이대형, 권용관, 정성훈 모두 범타로 유도했다.

7회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잘 막은 김현우는 8회 선두 타자 문선재를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한 뒤 윤요섭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삼성 벤치는 김현우 대신 권혁을 마운드에 올렸다. LG 좌타 라인 봉쇄를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오지환이 중견수 쪽 2루타를 때려 윤요섭을 홈으로 불러 들였다. 김현우의 자책점이 '2'로 늘어났다.
이날 김현우는 3이닝 1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수치상 성적만 놓고 본다면 그다지 내세울 게 없지만은 투구 내용 만큼은 단연 빛났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전훈 캠프 때 1군 계투조에 승선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김현우는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지 못해 마음 고생이 심했다.
삼성은 이날 9-16으로 크게 패했지만 김현우의 재발견이라는 소득을 얻게 됐다.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병역 의무까지 마친 우완 정통파 김현우가 삼성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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