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꼴찌’ KIA, 기록에서 드러난 난국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14 06: 11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모든 것이 잡힐 수는 없는 법이지만 전체 지표가 일관성 있게 흐른다면 어느 정도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올 시즌 후반기 KIA가 딱 그런 경우다. 암울한 개별 지표는 암울한 팀 성적을 만들고 있다.
KIA는 13일 현재 41승45패2무(승률 .477)의 성적으로 7위까지 떨어졌다. 4월 말까지만 해도 7할의 승률을 자랑하던 KIA가 8월 중순 이런 성적까지 떨어질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6월 20일까지 승률 5할6푼9리를 기록했던 KIA는 40여일 만에 승률이 4할7푼7리까지 곤두박질쳤다. 4위 넥센과의 승차는 5.5경기로 벌어졌고 13일 경기로 SK에 6위 자리까지 내줘야 했다. 시즌 전 공인 우승후보의 체면은 구겨졌다.
전반기까지 36승32패2무(.529)를 기록했던 KIA는 후반기 18경기에서 5승13패(.278)라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리그 최하위 기록이다. 세부 기록을 놓고 살펴보면 투·타의 총체적 난국이 눈에 들어온다. 이 기간 팀 타율 2할4푼9리는 리그 7위에 해당되는 성적이다. 타선의 위용이 실종됐다. 팀 평균자책점은 더 처참하다. 6.27의 팀 평균자책점은 아예 꼴찌다. 양쪽 모두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마운드는 선발과 불펜 모두 난조다. KIA의 선발투수들은 후반기 들어 3승9패 평균자책점 7.30를 기록하고 있다. 넥센(7.55)만이 KIA의 아래에 있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4번에 불과하다. 선발투수 평균 소화이닝도 간신히 5이닝으로 7위다. 가장 중요한 선발이 서지 않다보니 경기가 어렵게 풀리는 것은 당연하다.
시즌 내내 팀을 괴롭히고 있는 불펜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후반기 KIA 불펜의 성적은 2승4패3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4.90이다. 5점에 가까운 평균자책점으로 리그 8위다. KIA는 이 기간 중 8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3번을 살리는 데 그쳤다. 경기당 4.72명의 투수를 동원하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투수들을 쓰고 있지만 효과는 쉬이 나타나지 않는다. 도루 저지율도 23.1%로 리그 8위다. 평균 27.9%에 못 미친다.
그나마 팀을 지탱했던 타선도 동반 침묵하고 있다. KIA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하나의 이유다. 팀 타율도 낮고 득점권 타율도 2할3푼1리로 최하위다. KIA의 전반기 득점권 타율은 2할7푼4리(리그 4위)로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었다. 중심타선 타율이 2할4푼4리로 리그 최하위에 처져 있는 것도 폭발력과 연관이 있다. 하위타선도 2할2푼5리(8위)로 웃을 처지는 안 된다.
이런 투·타의 부조화에 팀 전체의 힘이 빠진다. KIA는 후반기 선취 득점시 4승5패를 기록, 리그에서 가장 못한 성적을 냈다. 먼저 실점할 경우는 1승9패, 5회까지 뒤진 경기에서도 1승10패였다. 역전패는 8번이나 돼 이 역시 리그 최다의 불명예를 쓰고 있다. 과연 KIA가 이런 최악의 팀 분위기를 털고 4강을 향해 일어설 수 있을까. KIA는 14일 문학 SK전에서 외국인 투수 듀웨인 빌로우를 내세워 6위 탈환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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