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간절한 외침, ‘살아나라 양현종’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14 06: 27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KIA에 고민거리가 또 생겼다. 전반기 에이스 몫을 톡톡히 했던 양현종(25, KIA)의 부진이 그 고민이다. 남은 레이스를 생각해도 중대차한 문제다.
자존심 회복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던 양현종은 그 땀의 대가를 보상받는 듯 했다. 전반기 14경기에서 9승1패 평균자책점 2.30으로 맹활약했다. 평균자책점 리그 1위를 다툴 정도의 고공비행이었다. 윤석민 서재응이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가운데 팀 에이스라고 할 만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양현종은 지난 6월 28일 대구 삼성전에서 경기 도중 왼쪽 늑골 부상으로 이탈했다. 말 그대로 불운이었다. 한 달 이상을 쉬어야 했다. 부상 때문에 상승세가 끊긴 양현종 자신에게도 큰 손해였지만 팀에도 막대한 타격이었다. KIA는 6월 27일까지 33승26패2무(승률 .559)로 5위를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양현종이 없는 시기의 성적은 6승15패(.286)으로 뚝 떨어졌다.

이런 KIA가 양현종의 복귀에 큰 기대를 거는 것은 당연했다. 위기에 빠진 KIA의 확실한 반등 카드로 손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복귀 후 2경기에서 성적이 좋지 않다. 양현종은 복귀 이후 첫 경기였던 지난 7일 사직 롯데전에서 3⅔이닝 동안 6피안타 5사사구 4탈삼진 4실점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4회 2사까지의 투구수가 95개에 달할 정도로 제구가 잡히지 않았다.
이에 선동렬 KIA 감독은 백스윙 폭을 지적하는 등 양현종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도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13일 문학 SK전에서 2이닝 5피안타(1피홈런) 5실점으로 조기강판의 수모를 맛봤다. 제구도 제구지만 구위 자체가 문제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까지 나왔지만 대부분의 직구가 140㎞ 초반대에서 형성됐다. 전반기 ‘싱싱투’와 비교하면 위력이 많이 떨어져 보였다. SK 타자들도 자신감 있게 양현종의 공을 받아쳤다.
결국 부상이 양현종의 구위를 앗아갔다고 볼 수 있다. 투구 리듬과 신체 리듬이 깨질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답일 수도 있다. 그러나 KIA의 사정은 양현종에게 회복의 충분한 시간을 줄 정도로 여유 있지 않다. 당장 9개 구단 중 후반기 최악의 승률(.278)을 내면서 7위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중 선발승은 단 3승 뿐이었다. 선발이 전체적으로 부진하다. 양현종 스스로가 빨리 일어나야 하는 이유다. 과연 전반기 그 뛰어났던 구위를 찾을 수 있을까. KIA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양현종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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