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완벽한 재기 향해 성큼성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14 14: 00

전광판에 찍힌 구속이 전부는 아니었다.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을 되찾은 것이 더 고무적인 모습이었다. 김광현(25, SK)이 에이스의 귀환을 재촉하고 있다. 이제 4일 휴식에 대한 부담감만 극복한다면 완벽한 재기에 다가설 수 있다.
김광현은 13일 문학 KIA전에서 6이닝 동안 9개의 탈삼진을 곁들이며 2실점으로 호투, 시즌 8승(6패)째를 따냈다. 7월 이후 6경기에서 5승1패 평균자책점 3.50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어깨 상태에 대한 물음표로 시즌을 시작한 김광현이었지만 이제 그 감정은 에이스의 귀환에 대한 안도감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 또한 긍정적이다.
김광현은 “타자들이 잘 쳐줘서 이겼다”라고 겸손해했지만 이날 김광현이 보여준 구위는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SK 전력분석팀에서 제공한 김광현의 직구 최고 구속은 무려 155㎞였다. 자신감도 되찾은 듯 보였다. 1회 위기를 넘기고 나서부터는 힘으로 KIA 타선을 윽박질렀다. “칠 테면 쳐보라”라는 특유의 기백이 문학구장을 쩌렁쩌렁 울렸다.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까지 불러모으는,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경기였다.

한편으로는 4일 휴식 후 이런 구위를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김광현은 지난 8일 목동 넥센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후 4일을 쉬고 이날 경기에 나섰다. 5선발 백인식이 손가락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김광현이 평소보다 하루를 덜 쉬고 등판한 것이다. 휴식일이 짧아 부담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적어도 이날 경기에서는 기우에 불과했다. 김광현도 “힘들었지만 기분은 좋다”라고 미소지었다.
올 시즌 김광현은 8번이 5일 휴식 후 등판이었다. 4일 휴식 후 등판은 이날 경기 전까지 2번 밖에 없었다. 오히려 6일 이상 휴식을 취하고 등판한 적이 6번으로 더 많았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던 것일까. 성적도 좋지 않았다.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7.71에 그쳤다. 하지만 13일 경기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지난 8일 넥센전보다 구속과 제구 모두 더 나았다.
김광현도 이 과제를 풀기 위한 의지로 뭉쳐있다. 김광현은 “원래 4일을 쉬고 등판했다. 하지만 어깨가 좋지 않은 이후로는 그런 적이 많지 않았다”라고 했다. 특별한 일이 아닌,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뿐이라는 뜻이다. 팀 사정상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날이 많아질 것도 알고 있다. 그에 철저히 대비한다는 생각이다. 김광현은 “앞으로도 4일 휴식 후 등판해야 한다. 맞춰서 몸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과제까지 푼다면 김광현에게는 완벽한 재기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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