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3->2.70’ SK 불펜이 달라졌어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14 06: 30

한 때 고질병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SK의 불펜이 확 달라진 모습으로 팀에 안정감을 불어넣고 있다. 후반기만 놓고 보면 리그 최강의 불펜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최고의, 그리고 SK로서는 유쾌한 반전이라고 할 만하다.
전반기 SK의 불펜은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해 마무리였던 정우람의 군 입대, 그리고 핵심 요원이었던 엄정욱의 부상으로 전력이 약해졌다. 박정배도 합류가 늦었다. SK의 전반기 불펜 성적은 9승9패1무20세이브18홀드 평균자책점 4.73이었다. 평균자책점은 리그 6위로 예전의 명성과는 거리가 있었다. 불펜이 약하다보니 팽팽한 승부를 이겨내는 힘이 떨어졌다. SK가 계속 고비를 넘기지 못한 이유 중 하나였다. 결과가 좋지 않아 투수 운영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랬던 SK 불펜이 후반기 들어 확 달라졌다. 전반기 평균자책점을 반토막내고 있다. 후반기 15경기에서 SK의 불펜 성적은 2승3패1무3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2.70이다. 평균자책점은 단연 리그 선두다. FA로 특급 선수들을 수혈한 것도 성적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에 대해 성준 투수코치는 “박정배 박희수 외에 다른 투수들도 컨디션이 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무더위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불펜 투수들은 자신들의 평균자책점을 계속 깎아내리고 있다. 진해수는 후반기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 임경완은 8경기에서 1.23, 이재영은 5경기에서 1.69다. 윤길현도 위기 상황에서 소방수 임무를 충실히 하며 8경기 1승 평균자책점 3.18로 호투하고 있다.
불펜 투수에게는 평균자책점보다 더 중요하다고도 볼 수 있는 기출루자 득점 허용률(IRS)도 확 달라졌다. 전반기 36.9%에 이르렀던 SK의 이 비율은 후반기 들어 16.7%까지 떨어졌다. 30명의 기출루자 중 5명에게만 홈을 허용했다. 리그 평균인 28.7%보다 훨씬 낮은 리그 최고 성적이다. 특히 진해수는 8명, 윤길현은 5명의 기출루자를 모두 잔루로 만들어버리며 위용을 떨치고 있다. 불펜 투수들의 삼진/볼넷 비율도 2.22로 수준급이다.
사실 SK 불펜의 구성은 전반기나 후반기나 큰 차이는 없다. 선수들의 면면이 바뀐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같은 자원을 놓고 확 달라진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는 불펜 투수들끼리의 믿음 형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뒤에도 막아줄 선수가 있다”라고 생각하며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투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점차 드러나고 있는 자신들의 성과 또한 자신감으로 돌아온다. 선순환의 전형이다. SK의 명예회복이 불펜으로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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