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비행’ LG, KS 직행 싸움 걸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14 06: 18

한걸음 한걸음씩 묵묵히 전진한 LG가 그 풍성한 과실을 따먹을 수 있을까. 포스트시즌 진출을 굳혀가고 있는 LG가 내친 김에 한국시리즈 직행이라는 꿈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섣부른 예상은 어렵지만 지금 성적을 놓고 보면 못할 이유도 없다.
LG는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33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16-9로 이겼다. LG는 선발전원안타와 전원득점을 기록하는 불방망이로 선두 삼성의 자존심에 흠집을 냈다. 이로써 LG는 56승36패(승률 .609)를 기록하며 승패차 +20 고지를 점령했다. 선두 삼성(.614)과의 승차도 없앴다. 승률이 5리 떨어질 뿐이다.
당초 여름이 오면 체력적으로 부담이 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지금까지는 기우로 드러나고 있다. 떨어지기는커녕 더 올라가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변함없는 활약 속에 백업 및 조연급 선수들의 활력을 불어넣으며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LG는 후반기 16경기에서 11승5패(.688)의 성적으로 후반기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삼성(.647)과 함께 유일한 후반기 6할대 승률 팀이다.

일단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은 거의 손에 들어온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현재 4위인 넥센이 남은 경기에서 6할에 가까운 22승을 거둬 70승을 채운다고 가정해도 LG는 남은 경기에서 4할2푼의 승률만 기록하면 된다. 3위 두산과의 승차도 5경기로 비교적 넉넉한 측면이 있다.
때문에 더 큰 관심은 LG가 1위 삼성을 끌어내릴 수 있느냐로 몰리고 있다. 경험이 많은 삼성이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LG의 상승세와 폭발력도 만만치 않다. 이제 승차가 없는 상황에서 진검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김기태 LG 감독은 “아직 1위를 논할 때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막판까지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 LG가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것은 1994년이 마지막이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기세가 전혀 꺾이지 않고 있다. 선수들도 심리적인 압박에서 벗어난 채 뜨거움과 차가움을 오고간다. 패배의식을 완전히 떨쳐냈다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근성과 투지도 돋보인다. 실제 LG는 올 시즌 56승 중 24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해 삼성과 함께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5회까지 뒤진 경기에서도 9승23패(.281)를 기록해 이 부문 선두다. 심지어 7회까지 뒤진 37경기에서도 7번이나 전세를 뒤집으며 상대를 울렸다.
하위권 팀들을 확실하게 잡으면서도 특별한 천적을 만들지 않는다는 점도 향후 순위 싸움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LG가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팀은 넥센(4승7패)이 유일하다. 삼성(7승5패)를 비롯한 나머지 팀들에게는 모두 우세다. 특히 6위 SK부터 9위 한화까지는 확실하게 잡고 있다. 네 팀을 상대로 한 LG의 전적은 30승13패로 압도적이다. 하위권 팀들에게 이기는 것도 똑같은 1승이다. 이처럼 강호의 기본조건을 채운 LG가 팬들의 유광점퍼 세탁을 재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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