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로 잘할 줄이야" 한화 송광민의 미친 적응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8.14 10: 35

"나도 이 정도로 할 줄 몰랐다". 
한화가 후반기 들어 장타 군단의 면모를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후반기 14경기에서 홈런 7개를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그 중 무려 4개를 내야수 송광민(30)이 몰아쳤다. 공익근무요원으로 2년간 군복무하고 3년 공백을 깨고 돌아온 그는 기대이상 적응력으로 주위 사람들을 놀래키고 있다. 
송광민은 지난 6월19일 소집해제를 명받고 공식적으로 한화에 다시 돌아왔다. 6월26일 대전 삼성전에서 3년여 만에 1군 복귀전을 치렀다. 당시만 하더라도 오랜 만에 모습을 드러낸 송광민을 반가워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당장 뭔가를 기대하는 이들은 드물었다. 야구에서 3년간 실전 경기 공백은 쉽게 메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소집해제 후 두달 여가 지난 시점에서 송광민은 여전히 1군에 있다. 그것도 붙박이 주전이다. 기대이상으로 미친 적응력을 자랑하고 있다. 27경기에서 타율 2할6푼6리 25안타 5홈런 18타점. 3년 공백이 있는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공수에서 빼어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송광민의 존재는 확실히 한화에 아주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3할2푼4리 12안타 4홈런 9타점으로 폭발력을 자랑하고 있다. 송광민 스스로도 "처음 팀에 복귀했을 때에는 이 정도로 할 줄은 몰랐다"고 놀라워할 정도로 대단한 적응력이다. 당초 한화 코칭스태프는 2군에서 차근차근 몸을 만든 후 9월 확장 엔트리에 그를 1군에서 테스트할 생각이었지만 송광민의 적응력은 모든 계획을 바꿔놓았다. 
송광민은 "복귀를 앞두고 연습을 많이 하기는 했다. 단순히 연습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올해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큰 부담없이 차차 적응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돌아봤다. 마음을 비우고 오랫동안 그리워한 야구를 다시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해 했다. 야구를 즐기다 보니 실력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변화가 있다. 송광민은 "이전에는 왼쪽 팔이 빨리 열렸다. 변화구에 대처하기 어려운 폼이었다. 이제는 왼쪽을 닫아두고 정확한 타격을 하고 있다"며 "홈런이 많이 나오는 것도 특별히 노려서 친 것이 아니다. 장종훈 타격코치님께서 나에게는 몸쪽 승부를 많이 오니 오히려 바깥쪽을 노리라는 말씀을 하셨다. 최근 바깥쪽 공략이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홈런 4개 중 좌측으로 잡아당긴 건 하나 뿐. 중앙 1개와 우측 2개로 바깥쪽을 효과적으로 잘 공략하고 있다. 
유격수 수비도 빼 놓을 수 없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송광민을 유격수로 쓰는 건 내년 시즌을 위한 구상이다. 생각보다 훨씬 잘 하고 있다. 처음에는 잘 못 따라올 줄 알았는데 잘한다. 이제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송광민은 "3루든 유격수든 프로라면 팀이 필요로 하는 곳에서 준비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몸과 마음 모두 준비를 했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송광민에 대해 "올해보다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 겨울에 연습량을 많이 가져가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3년 공백기가 느껴지지 않는 그가 제대로 된 훈련을 소화한다면 더 무서운 선수가 될 것이다. 송광민이 한화의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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