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빗슈 때문에 지루해" 텍사스 동료들의 불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8.14 06: 21

텍사스 레인저스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27)가 팀 동료들로부터 불만 아닌 불만을 사고 있다. 삼진을 너무 잘 잡으니 동료 수비수들이 할 일 없이 우두커니 자리만 지키니 지루할 뿐이라는 뜻이다. 
다르빗슈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8이닝 1피안타(1피홈런) 1볼넷 15탈삼진 1실점으로 막으며 텍사스의 2-1 승리와 함께 8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개인 한 경기 최다 15탈삼진으로 시즌 12승(5패)째를 올리며 평균자책점을 2.64로 낮췄다. 
이날 다르빗슈가 기록한 탈삼진 14개는 역대 아시아 투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2위 모두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로 1996년 4월14일 플로리다 말린스전에서 기록한 16개가 1위이고, 1995년 6월1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잡은 15개가 2위 기록이다. 다르빗슈는 노모의 기록을 깰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다르빗슈는 이날까지 탈삼진 207개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먼저 200탈삼진을 돌파했다. 이는 1995~1997년 노모와 2000~2001년 박찬호에 이어 아시아 투수로는 3번째 기록이다. 1995·2001년 양대리그에서 한 차레씩 총 2번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한 노모에 이어 두 번째 아시아 투수 탈삼진왕이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 같은 다르빗슈의 탈삼진 행진에 몇몇 동료들은 불만 아닌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기사에 따르면 텍사스 주전 유격수 엘비디 엔드루스가 "다르빗슈의 뒤에서 수비하는 것은 언제나 지루하다. 그가 던질 때마다 야수들은 할 일 없다. 삼진의 연속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9이닝당 탈삼진도 무려 12.1개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두 자릿수 탈삼진만 9차례나 될 정도로 야수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하지만 야수들이 지루함을 느낄 정도로 너무 압도적이라는 게 동료들의 장난스런 불만이다. 
이날 다르빗슈의 피칭을 지켜본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은 "오늘 그는 모든 구종을 썼다. 패스트볼·슬라이더·커브·커터 등을 자유자재로 던지며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타자가 커브를 기다리면 패스트볼과 커터를 던졌고, 패스볼을 기다리면 커브로 상대의 허를 찔렀다. 정말로 멋진 피칭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르빗슈는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을 뿐이다. 탈삼진도 아웃의 하나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선발 23경기에서 기록한 탈삼진 207개는 놀란 라이언 텍사스 사장이 지난 1989년에 작성한 것과 함께 텍사스 구단의 최고 기록이다. 그해 라이언은 시즌을 마쳤을 때 301개의 탈삼진으로 구단 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금까지도 텍사스의 최고 기록이다. 올해 다르빗슈가 이를 뛰어넘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편 메이저리그의 가장 최근 300탈삼진은 2002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원투펀치로 활약한 랜디 존슨(334개) 커트 실링(316개)이 마지막이었다. 올해 다르빗슈는 지금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282개 탈삼진이 가능하다. 과연 다르빗슈가 11년 만에 그들을 뛰어넘어 탈삼진 역사에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