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규(23, 울산 현대)가 정성룡(28, 수원 삼성)의 자리까지 넘볼 수 있을까?
김승규의 거침없는 도전이 시작됐다. 김승규는 페루전을 앞두고 발표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골키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덕분에 김승규는 두 명뿐인 골키퍼 자리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 19경기 16실점으로 0점대 실점율을 자랑하고 있는 덕분이었다.
김승규는 소속팀 울산에서 주전 골키퍼였던 김영광의 자리를 꿰찼다. 항상 김영광에게 밀려 자리를 잡지 못하던 김승규가 김영광이 종아리 부상을 당한 틈을 타 주전 자리를 굳힌 것이다. 김승규는 특유의 순발력을 이용해 매 경기 슈퍼 세이브를 선보이며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당연히 홍명보호의 코치진도 마찬가지였다.

김영광을 넘어선 김승규는 대표팀 선배 정성룡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일단 기록적인 부분에서 김승규는 정성룡을 앞선다. 김승규는 K리그 클래식 20경기 23실점을 기록 중인 정성룡보다 기록적인 측면에서 월등하다. 지난 10일 전북 현대와 홈경기에서는 2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전북의 지속적인 슈팅을 감각적인 몸놀림으로 잇달아 쳐내며 박수를 받았다.
물론 정성룡이 대표팀에서 갖고 있는 입지는 김승규가 쉽사리 넘볼 수준의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능력은 정성룡이 김승규를 앞선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지난달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안정적인 수비도 좋지만 선방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
정성룡은 어느 정도 입증이 된 골키퍼다. 홍명보 감독으로서는 페루전을 통해 김승규의 능력을 점검하고자 할 것이다. 물론 자체 연습경기와 훈련을 통해 김승규를 점검할 수도 있지만, 페루와 실전을 통해 점검하는 것이 최고의 조건일 것이다.
김승규로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당장 1년여 전 김승규는 런던올림픽대표팀에서 골키퍼 자리를 놓고 이범영(부산)과 경쟁을 했다. 하지만 손가락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경쟁의 기회를 놓친 적이 있다. 당시의 아픔을 갖고 있는 김승규로서는 월드컵 대표팀에 발탁되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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